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순천만 무인도에서 번식하고 있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24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와 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이 올해 수행한 ‘한국의 갯벌 물새류 정밀 번식 모니터링 용역’ 과정에서 저어새가 순천만 별량면 일원 무인도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여름 순천만에서 약 30마리의 저어새가 꾸준히 관찰됐으나, 번식 여부가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망원경과 드론을 이용한 조사에서 저어새가 둥지 위에 자리한 모습이 촬영됐다.
해당 무인도서는 곰솔·칡·누리장나무 등이 분포하고, 왜가리·중대백로 등 백로류와 민물가마우지가 집단 번식하는 자연성이 높은 섬이다. 저어새가 번식지로 선택할 수 있는 적정한 서식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저어새는 1995년 전 세계 개체군이 약 400마리로 보고된 국제 멸종위기종이지만, 국내외 보전 활동이 이어지면서 현재 약 7000마리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번식지 대부분이 서해안 무인도에 집중된 가운데, 남해안에서 번식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순천만 인근 무인도에서의 번식 시도는 회복 중인 저어새 개체군이 새로운 번식지로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평가했다.
순천=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