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회복과 평화, 부산 교계와 함께”…하르파즈 이스라엘 대사 초청 간담회

입력 2025-11-24 14:26 수정 2025-11-24 14:40
지난 20일 부산 평화교회에서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를 초청해 부산 교계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하르파즈(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대사와 임영문(앞줄 오른쪽 세 번째)목사가 간담회를 마친 뒤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와 부산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지난 20일 부산 평화교회(임영문 목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스라엘의 현 정세와 향후 평화 전망을 공유하고 부산 지역과 이스라엘 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이스라엘이 처한 안보 현실과 회복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이스라엘의 상황을 ‘회복과 안정화’의 단계로 정의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하마스의 공격 이후 전쟁 상황은 점차 종료 및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스라엘 사회와 경제의 회복은 물론 군사력 또한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의 본질에 대해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닌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이념적 분쟁”이라고 규정하며 “생존 인질 25명의 귀환과 시신 25구의 송환, 그리고 하마스의 완전한 비무장화가 우리가 요구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지난 20일 부산 평화교회에서 열린 부산 교계 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그는 “학술 및 경제 교류 증진을 위해 2026년 부산 명예영사관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린 이란 핵시설 공격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994년 북한 핵시설 공격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이란의 핵 무기화가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르파즈 대사는 한국과 이스라엘의 각별한 관계를 언급하며 “양국은 현대 국가로서 독립한 시기가 비슷하고 한국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스와프 등을 통해 서로를 도운 혈맹”이라며 경제적 성공과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부산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관광객들이 부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학술 및 경제 교류 증진을 위해 2026년 부산 명예영사관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부산 교계 지도자들의 심도 있는 질문과 대사의 진솔한 답변이 오갔다. 박상철 모리아교회 목사가 부산 기독교계가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묻자 하르파즈 대사는 구체적인 두 가지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여러분이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SNS와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표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사랑은 티가 나야 한다. 이스라엘을 직접 방문해 주는 것이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라며 “대한항공 직항 노선 재개를 기다리지 말고 경유편을 이용해서라도 이스라엘을 방문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상철 목사가 지난 20일 부산 평화교회에서 열린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 초청 간담회에서 부산 기독교계가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질의를 하고 있다.

내년 2월 교인들과 함께 성지순례를 계획하고 있다는 백승기 백향목교회 목사는 현지 안전 문제를 질문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우선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한다”며 “물론 안전하다. 여러분이 방문할 2월은 날씨 또한 여행하기에 굉장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호 대흥교회 목사는 성경적 관점을 들어 중동 평화의 지속 가능성을 물었다. 하르파즈 대사는 이스라엘의 회복 탄력성과 주변 아랍국들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파괴하려 할수록 더욱 강하게 일어나는 나라”라며 “유대인은 본래 평화주의자이며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우려 해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모로코 이집트 등 주변국과의 우호 관계는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친밀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중동 내 이스라엘의 평화 구도는 흔들림 없이 항구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안실 은평중앙교회 목사가 부산 교계 인사들의 초청을 요청하자 하르파즈 대사는 “여러분은 이미 초대받은 리스트에 있는 귀한 분들”이라며 화답했다.

임영문(왼쪽) 목사와 라파엘 하르파즈(가운데)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지난 20일 부산 평화교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념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임영문 부산 평화교회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간담회의 의의를 정리했다. 임 목사는 “이스라엘은 한국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으며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며 “한국과 이스라엘은 고난의 역사를 딛고 일어선 공통점을 가진 나라”라며 양국 관계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임 목사는 특히 미래 세대를 위한 교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인공지능(AI), 방산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전 세계 벤처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순한 성지순례를 넘어 우리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그들의 첨단 산업과 벤처 정신을 배워야 한다”며 “지속적인 만남과 교제를 통해 우리 미래 세대가 전 세계를 이끌어갈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계가 앞장서서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 이스라엘하우스 박영국 원장은 지난 26년간의 활동을 보고하며 최근 이스라엘 대사관과 처음으로 물질적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혀 양측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