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이 40년 만에 전면 재개발에 들어간다.
부산시는 24일 오전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재개발 민간투자 사업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시의회 의장, 지역 국회의원, 사업시행자와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1986년 조성돼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의 요트 경기장으로 활용된 뒤 부산 해양레저의 상징 시설로 자리해 왔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와 활용도 저하가 꾸준히 지적됐다. 이번 착공은 건립 이후 처음으로 전면 재정비에 나서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재개발은 2008년 민간투자 제안서 접수 이후 협의 지연과 행정 절차가 겹치며 17년 가까이 진척이 더뎠던 장기 프로젝트다. 시는 2014년 실시협약 체결 이후에도 민원 해소, 수요예측 재조사, 협약 변경 등 복잡한 절차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주요 협상과 교통·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며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냈고, 이번 착공으로 공사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사업 방식은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추진되며 2027년 10월 준공이 목표다. 운영 기간은 운영 개시 후 30년이며, 총사업비 1584억원은 전액 사업 시행자인 아이파크마리나가 부담한다. 부산시 재정 부담 없이 대규모 해양레저 인프라를 재정비한다는 점에서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경기장 기능을 넘어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적으로 바다를 즐기는 개방형 해양 문화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것이 목표다.
재개발 구역은 육상 14만2451㎡와 해상 9만2242㎡ 등 총 23만4693㎡ 규모다. 최신식 계류시설 567척(해상 317, 육상 250)을 비롯해 요트 전시장, 클럽하우스, 판매·수리 시설, 복합 문화·상업시설, 시민 친수공간 등이 조성된다. 단순 경기장 기능을 넘어 해양레저 소비·체험·전시가 결합한 복합 해양 문화 플랫폼으로 재편되는 셈이다.
시는 수영만 일대를 국제 요트대회 유치 기반과 해양관광 중심지로 육성해 동백섬과 해운대해수욕장을 잇는 해양레저 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전시·컨벤션 산업과의 연계도 강화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박 시장은 “새로운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해양레저 관광 분야 일자리를 만들고 인근 상권까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전시 복합산업과 연계해 부산 해양관광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도록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