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 감귤 맛 좋다… 잦은 가을비로 산 함량 낮아져

입력 2025-11-24 11:23
제주의 한 감귤 농가에서 노지 감귤 수확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기상 여건 덕분에 제주 노지감귤의 맛이 예년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제주지역에 잦은 비가 내려 노지감귤의 산 함량이 1%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당도는 출하기준인 9브릭스를 크게 웃돌아 상품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9월 제주도 평균기온은 26.9도로, 지난해(27.4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같은 달 강수량은 360.1㎜로 평년(201.4m㎜)을 크게 웃돌며 역대 여섯 번째로 많았다. 강수일수도 20.3일로 평년(10.6일)의 두 배에 달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지난 8월 이뤄진 제2차 노지감귤 관측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나무의 평균 당도가 7.4브릭스로 전년보다 0.1브릭스, 최근 5년 평균보다 0.5브릭스 높았다. 산 함량은 2.91%로 전년 대비 0.19%포인트, 5년 평균보다 0.43%포인트 낮았다.

11월 진행된 제3차 관측조사에서도 당도는 높고, 산 함량은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24일 “3차 관측조사 결과 역시 당도가 높고 산도가 낮게 나타났다”며 “대도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달고 시지 않은 감귤맛을 낼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봄철 저온으로 개화가 늦었고, 10월 고온으로 일교차가 적어 착색이 예년보다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확 시기가 열흘에서 보름가량 지연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제주지역 전체 노지감귤 생산량은 39만5700t으로, 40만t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관측량(40만8300t)보다 약 3%(2600t) 감소한 수치다. 나무 한 그루당 평균 열매 수는 800개로, 지난해(878개)보다 78개, 최근 5년 평균(832개)보다 32개 적었다.

한편 감귤 수확철을 맞아 제주도는 도내 선과장과 도외 도매시장 등을 대상으로 상품 기준에 맞지 않는 감귤에 대한 합동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위반 사례는 가로 지름 45㎜ 미만 작은 감귤과 77㎜를 초과하는 큰 감귤이다.

올해는 제주농산물수급관리위원회가 정한 2025년 온주밀감 상품 품질기준에 따라 당도 10브릭스 이상 지름 45㎜ 이상 49㎜ 미만 온주밀감과 수출용 및 토양피복 재배(타이벡 등)로 생산된 당도 10브릭스 이상 지름 70㎜ 초과 77㎜ 이하 온주밀감도 출하할 수 있게 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