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등은 없다” 챗GPT 3주년 앞두고 AI모델 경쟁 심화

입력 2025-11-24 06:30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오는 30일 챗GPT 출시 3주년을 앞두고 GPT보다 더 나은 모델을 보여주기 위한 속도전이란 해석이 나온다. 챗봇 시장 점유율 1위인 챗GPT의 아성에 도전할 AI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 경쟁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는 멀티모달 이해와 추론 능력을 대폭 강화해 기존 AI 모델보다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줬다. 지난 21일 기준 AI 챗봇 평가 사이트 ‘LM아레나’에서 1위에 오른 것도 제미나이3 프로였다. 가장 어려운 AI 성능평가로 불리는 ‘인류 마지막 시험에서도 최고점수(37.5%)를 받았다. 제미나이 2.5 프로(21.6%)와 GPT 5.1(26.5%)을 모두 뛰어넘었다.

하루 전인 17일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가 ‘그록 4.1(Grok 4.1)’을 공개했다. 감성 이해력을 강화해 감정적 대화에서 공감하는 응답을 잘하도록 설계됐다. 반려동물을 잃은 사용자에게 이전 버전보다 더 구체적이고 위로가 되는 답변을 제공하는 식이다. 심층적 사고를 지원하는 ‘그록 4.1 씽킹’은 제미나이 3 프로가 공개되기 전까지 LM아레나에서 잠시 1위에 올랐다.


미국 빅테크들이 약진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 중에는 최근 ‘문샷 AI’가 주목받고 있다. 최신 오픈소스 모델인 ‘키미 K2 씽킹’은 주요 국제 벤치마크에서 챗GPT 5.0을 제쳤다. 키미 K2 씽킹은 모델 훈련비가 딥시크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능 대비 효율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 기업들이 AI 모델을 경쟁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과 달리 국내 모델들은 아직 업데이트 소식이 없다. LG의 엑사원 4.0은 지난 7월 출시 직후 주요 벤치마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업데이트되지 않아 순위권에 없는 상태다. 범용 서비스를 하지 않는 만큼 잦은 업데이트 필요성이 높진 않지만, 글로벌 모델에 비견할 모델 출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의 첫 평가를 내년 상반기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독자 AI 모델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은 굳이 해외 모델을 쓰지 않고도 국내 기업이 개발한 모델로도 충분한 환경을 구축하자는 데 목표가 있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이미 늦었을 수는 있지만, AI 모델을 만드는 경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