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도시 부산, 리브컴 어워즈 2관왕… 세계가 인정한 도시혁신 모델

입력 2025-11-23 11:48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리브컴 어워즈 시상식에서 금상을 받은 부산시 대표단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의 ‘15분도시’ 정책이 유엔환경계획(UNEP) 공인을 받은 세계적 도시정책 국제대회 ‘리브컴 어워즈(LivCom Awards)’에서 금상 등 2관왕을 차지하며 글로벌 도시 혁신 모델로 공식 인정받았다. 부산시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18~21일 열린 2025 리브컴 어워즈에서 도시 종합 부문 금상(Gold Award)과 ‘지속 가능한 계획 및 관리 정책’ 부문 기준상(Criteria Award)을 동시에 수상했다고 23일 밝혔다. 두 개 이상의 상을 받은 도시는 올해 30개 본선 진출 도시 중 부산이 유일하다.

리브컴 어워즈는 ‘살기 좋은 도시’ 구현을 목표로 1997년 시작된 국제 대회로, UNEP의 공인을 받은 세계적 도시정책 시상식이다. 국제도시·지역계획가협회(ISOCARP), 유엔지역개발센터(UNCRD) 등 국제기구와 공동으로 운영되며, 도시의 삶의 질과 지속가능한 도시 관리 역량을 평가한다. 올해 대회에는 52개국에서 총 281개의 참가 신청서가 접수되어 역대 최고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중 30개 도시가 도시 종합 부문 본선에 진출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2025 리브컴 어워즈 개회식 장면. 세계 52개국 참가 도시 대표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은 인구 100만명 이상의 ‘E 카테고리’ 본선에서 오스트리아 빈, 브라질 상파울루, 중국 바오딩, 말레이시아 수방자야 등 세계 주요 도시들과 경쟁했다. 빈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매년 상위권을 차지하는 대표 도시이며, 상파울루는 남미 경제 중심지로 도시정책 분야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도시들과의 경합에서 부산이 금상을 거머쥔 것은 국제사회에서 도시정책의 완성도와 지속가능성 전략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크다.

시는 본선 발표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 문화 혁신’을 주제로 부산형 15분도시 정책의 핵심을 소개했다. 시는 생활권 단위에서 문화·돌봄·공원·이동 서비스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15분 생활동선’ 체계를 중심으로 도시정책을 설계해 왔으며 개발 중심의 도시 전략에서 벗어나 시민 중심·보행 중심의 도시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표에서는 △도보 기반 생활권을 구현하는 ‘해피챌린지 사업’ △옛 미군부대를 시민에게 돌려준 ‘부산시민공원’ △폐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한 ‘F1963’ △기후 환경 대응과 노인 일자리를 결합한 ‘우리동네 ESG센터’ 등 부산의 대표 사례도 함께 소개됐다.

심사위원단은 부산이 15분도시 정책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거시적 도시 전략’이 아닌 ‘시민의 일상경험’ 차원에서 실현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6개 국제 심사기준 중 지속 가능한 계획 및 관리 정책 부문에서 본선 진출 도시 전체 중 최고점을 기록하며 기준상을 수상한 것은 부산의 도시 관리 체계가 국제적 기준에서도 높은 수준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심사위원단은 평가에서 “부산의 15분도시는 기후위기와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도시관리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신노년 세대를 고려한 정책 구성과 생활권 중심 접근 방식이 다른 도시들이 참고할 만한 모범적 모델”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번 성과가 단순한 국제상 수상을 넘어 도시의 미래 전략 전체가 국제사회에서 공인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15분도시 정책의 적용 범위를 지역별로 확대하고, 거점별 특성과 생활 수요에 맞춘 맞춤형 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WDC2028(세계디자인수도) 등 글로벌 도시 행사와 연계해 도시 관리 기술·문화정책·보행환경 혁신을 통합적으로 발전시켜 지속가능한 도시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형 15분도시는 시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핵심 도시전략”이라며 “국제사회가 인정한 우수 사례로서 글로벌 도시들과 정책 교류를 확대하고, 부산을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