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장 ‘버려지는 물’로 전기 만든다

입력 2025-11-23 11:09

제주에서 양식장 배출수의 낙차와 유량을 이용한 발전사업이 시범적으로 이뤄진다.

제주도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식 어가의 경영 부담을 덜기 위해 양식장에서 버려지는 물로 전기를 생산하는 ‘양식장 소수력발전시설 지원사업’을 시범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12월 중 낙차 등 적정 조건을 갖춘 양식장 1곳을 선정해 50㎾급 소수력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해 2026년 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양식장 배출수는 태양광처럼 날씨에 좌우되지 않고 유량과 낙차가 일정해 하루 22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기존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설치비 부담이 적다.

도는 양식장에서 쏟아지는 배출수의 낙차를 활용해 터빈을 돌리면 연간 2000만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고, 생산 전력을 한전에 팔 경우 판매 수익까지 연간 5000만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지난 8월 해양수산부 국고보조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국비 60%와 자부담 20%를 포함한 총 6억7000만원 규모로 추진되며,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제주지역에는 354곳의 양식장이 운영 중이다. 이 중 90% 이상은 육상 양식장이다. 제주는 지하수와 해수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육상 양식장이 많으며, 전국적으로는 전남과 경남 연안을 중심으로 해상 가두리 양식장이 주를 이룬다.

오상필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양식어가의 경영 안정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모델”이라며 “제주 환경에 맞는 재생에너지 시설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수력(小水力) 발전은 대규모 댐에 설치하는 대수력 발전과 달리, 하천·폭포 ·양식장 배출수의 작은 낙차와 유량을 이용한다. 환경 훼손이 적고, 설치가 비교적 간단하며, 분산형 전원으로 전력 수요 대응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