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하다가 267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을 무인도로 좌초시킨 혐의를 받는 일등항해사와 조타수가 사고 사흘 만에 구속됐다.
목포해경은 22일 업무상 중과실치상 혐의를 받는 퀸제누비아2호 일등항해사 40대 A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40대 B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8시16분쯤 전남 신안군 족도 인근 해상에서 휴대전화를 하는 등 딴짓을 하다가 여객선 좌초 사고를 낸 혐의다.
법원은 이날 A씨 등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해경은 사고 당시 조타실을 비운 60대 선장 C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퀸제누비아2호는 승객 246명·승무원 21명 등 모두 267명을 태우고 지난 19일 오후 4시45분쯤 제주에서 목포를 향해 출발했다. 하지만 목포 도착 1시간여를 앞둔 같은날 오후 8시16분쯤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선체가 절반 가량 걸친 채 좌초됐다.
해경 조사 결과 여객선은 사고 지점에서 1600m 떨어진 해상에서 변침(방향 전환)을 해야 했으나, A씨 등은 자동항법장치로 운항을 하며 휴대전화를 하는 등 딴짓을 하다가 사고 13초 전에야 위험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A씨는 해경 조사에서 “(사고 당시)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전날 이들의 휴대전화에 대해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한 해경은 진술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해경은 또 선박의 관제 업무를 담당한 관제사가 제대로 업무를 수행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목포=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