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멕시코’ 파티마 보쉬(25)가 21일(현지시간) 제74회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기간, 조직위원회 고위 관계자의 막말에 정면으로 맞서며 이목을 집중시킨 인물이 정상에 차지하는 극적 드라마가 연출됐다.
AP·AFP통신 등은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대회 결선에서 보쉬가 미스 유니버스 2025의 왕관을 썼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는 세계 120개국 참가자들이 출전했다.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는 세계 4대 미인대회 중 하나로 꼽히지만, 정식 개막 전부터 잡음이 이어졌다.
특히 개막을 앞두고 조직위 고위관계자의 막말이 문제가 됐다. 지난 4일 조직위 나와트 아타라그라이실 태국담당 이사가 예비 행사에서 참가자에게 “당신은 멍청이”라고 막말을 한 사건이 논란이 됐다.
이 막말을 들은 참가자는 이번 대회 우승자인 미스 멕시코 보쉬다. 보쉬는 비난에 지지 않고 맞섰고, 다른 동료 참가자들과 함께 자리를 박차고 퇴장하기도 했다.
보쉬는 당시 현장 기자들에게 “이사의 행동은 무례하다. 그 사람은 나를 바보라고 했다”며 “온 세상이 이 모습을 봐야 한다. 우리는 힘 있는 여성이고, 이 대회는 우리가 목소리를 낼 무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쉬의 고향 멕시코에서는 보쉬를 향한 응원이 이어졌다.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직접 나서 “여성이 공격에 맞서서 어떻게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지지했다.
보쉬는 이날 미스유니버스의 왕관을 쓴 후 기자회견에서 “자기 자신이 되는 데 두려움이 없었던 미스 유니버스로, 미스 유니버스란 무엇인지 그 원형을 아주 조금은 바꾼 미스 유니버스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보쉬가 부당함에 목소리를 낸 것이 마음에 든다”며 “조용할 때 더 예쁘다는 말은 이제 흘러간 옛말이다. 여성은 말하고 참여할 때 더 아름답다”고 축하를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