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본명 임진아)와 그의 어머니가 자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한 강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가한 상해가 정당방위로 인정됐다.
구리경찰서는 특수강도상해 혐의로 구속된 30대 남성 A씨를 오는 24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또 A씨를 제압하다 상해를 입힌 나나 모녀의 행위는 정당방위로 판단하고 입건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5일 오전 6시쯤 흉기를 들고 나나의 자택에 침입했다. 준비해 온 사다리를 타고 베란다로 올라간 뒤 잠겨 있지 않은 문을 열고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나나의 어머니를 발견하자 목을 조르는 등 폭력을 행사하며 돈을 요구했고, 어머니의 비명을 들은 나나가 이를 막으려 달려들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모녀는 A씨의 팔을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경찰에 신고해 상황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흉기에 의한 턱 부위 열상을 입었고, 경찰은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해당 상해가 형법 제21조 제1항이 규정한 정당방위 요건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했다. 이 조항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가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정당방위가 성립한다고 규정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에게 실질적 침해가 있었고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심각한 상해를 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피해자들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입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속된 A씨는 지난 18일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다”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구속적부심 청구로 구속 기한까지 연장되면서 경찰은 A씨를 오는 24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나나 소속사 측은 제압 과정에서 나나의 어머니가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으며, 나나 역시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무직 상태로, 이른바 사생팬이거나 특정 연예인을 겨냥한 범행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과도 일면식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집에 아무도 없을 줄 알고 들어갔다. 연예인이 사는 곳인지 몰랐고 생활비가 부족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