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란 듯…대만 日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제재 전면 해제

입력 2025-11-21 21:44 수정 2025-11-21 22:50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 20일 일본산 해산물로 만든 초밥을 먹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만이 일본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에 부과했던 제재를 모두 해제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후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만중앙통신과 AFP통신 등 따르면 대만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는 후쿠시마 등 5개 현 식품 수입시 적용하던 산지 증명 첨부, 방사능 검사 등 제재를 해제하고 정상 관리를 회복한다고 21일 밝혔다.

관련 조치는 즉시 시행된다.

식약서는 2011년 후 국경 검역으로 일본산 식품 27만 건을 방사능 검사한 결과 합격률이 0%였으며 추가 방사능 노출 위험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국제적인 추세로 돌아가는 것이며 과학적인 기준에 따른 위험 관리를 계속 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일본에서 유통이 금지된 품목과 후쿠시마현 야생동물 고기나 버섯류 등은 계속해서 수입을 금지한다는 게 식약서 설명이다.

대만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역 식품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했다가 2022년과 2024년 일부 제재를 완화했었다.

대만 정부는 이번 조치로 일본산 식품에 대한 특정한 수입 통제 조치를 유지하는 국가는 중국(홍콩·마카오 포함)을 비롯해 러시아, 한국 정도만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만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대만이 중국 공격을 받을 경우 일본이 자위권 차원에서 무력 개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정부는 일본 여행과 유학 자제령에 더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중단 등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대만에선 일본 여행이나 일본산 수산물 구매를 독려하는 등 응원의 목소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 20일 일본산 해산물로 만든 초밥을 먹는 사진을 올렸으며 주일 대만대사 격인 리이양 주일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 대표는 이날 일본 농수산물을 적극 구매하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장즈강 식약서 서장은 이번 조치가 일본 지지를 위한 것이라는 평가를 부인하곤 “마침 행정 절차가 이때 진행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와 관련해 “대만 측 결정은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 부흥을 후원하는 것으로 환영한다”며 “여러 기회를 통해 대만 측에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규제의 조기 철폐를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중국이 대만 유사시를 둘러싼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반발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사실상 중지한 가운데 라이칭더 정권은 대조적으로 수입 시 장애를 없애 일본에 대한 우호 자세를 과시한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