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기간(공기) 연장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사업이 재추진된다. 정부는 공기를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늘리고, 사업비에는 최근 물가 상승분 2000만원을 반영해 연내 재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착공은 내년 하반기, 개항은 오는 2035년이 목표다.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21일 이런 내용의 계획을 밝혔다. 공기는 기존 84개월(7년)보다 22년 늘어난 106개월로 조정됐다. 국토부는 공항을 안전하게 건설, 운영하기 위해 바닷속 연약 지반을 안정화하는 데 필요한 기간을 충분히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공사금액도 상향조정된다. 기존 10조5300억원에서 10조7175억원으로 올렸다. 국토부는 정부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따라 그동안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2023년 12월 산정한 금액을 재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큰 틀에서의 공사 형식은 변함이 없어 공기 연장에도 불구하고 총사업비나 추가 예산소요는 없을 것이라는 게 국토부 측 설명이다.
입찰 방식은 기존의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을 유지한다. 국토부는 예정지의 연약지반이 최대 50m에 달해 부등침하 위험이 존재하는 고난도 공사라는 점을 감안해 시공업체가 공사 전 과정을 책임지고 수행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늦어도 다음달 말에는 입찰공고를 낼 방침이다. 김정희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장은 “새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는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하고, 계획대로라면 오는 2035년까지는 가덕도신공항을 개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사업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오는 2029년 개항을 목표로 2021년 9월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통과에 따라 추진돼왔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이던 현대건설은 지난 5월 공사난도와 안전성 확보를 이유로 공기를 기존 84개월에서 108개월로 늘려달라는 내용의 기본설계를 요청했으나 국토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양측 간 수의계약이 파기됐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