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사도광산 별도 추도식’ 2년 연속 개최

입력 2025-11-21 14:47
한국 정부가 21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광산에서 강제노역 조선인 희생자의 한국인 유족들을 위한 추모식을 열었다. 이혁 주일 한국대사가 추도사를 읽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21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 광산에서 강제노역한 조선인 희생자의 한국인 유족들을 위한 추모식을 열었다. 일본 측이 조선인들의 강제노동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면서 한국 정부가 2년 연속 한국만의 별도 추도식을 연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날 오전 사도섬의 호텔 행사 공간을 빌려 ‘사도광산 강제동원 한국인 희생자 추도식’을 개최했다. 추도식에는 한국 유족 7가족 11명과 이혁 주일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 대사는 추도사에서 “사도광산에서 일한 노동자 분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기억하고자 모였다”며 “80여년 전 사도섬에는 조선총독부 관여 하에 모집, 알선, 징용 등 방식으로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강제로 노역해야 했던 많은 한국인 노동자 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고 추모의 뜻을 나누는 것은 공감과 치유의 마음을 더욱 깊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족 대표로 추도사를 맡은 이칠규(65)씨는 “아버님을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려온다”며 “이제 마음속 한을 훌훌 털어버리고 부디 영면하소서”라고 말했다.

행사 후 이 대사는 취재진에 “오늘 추도식은 한일 간 입장차를 부각시키려는 것이라기보다 아픈 기억을 되새기고 앞으로 한일이 밝은 미래를 향해 함께 손잡고 나가자는 의미가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양국 정부 간 의견 차이가 좁혀져 더 좋은 추도식이 될 수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일본 측이 주관한 추도행사에 불참했다.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가 지난 9월 13일 연 올해 사도광산 추도식에도 일본 정부 대표는 조선인 강제 노동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