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미인대회 우승자가 “태국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캄보디아와 태국이 국경을 두고 분쟁을 벌이는 와중에 공개 석상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양국 국민 감정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양국 누리꾼들은 해당 발언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현지시간) 미스 틴 캄보디아 우승자 추리 라오르후르스가 태국에 강도 높은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SCMP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라오르후르스는 캄보디아 국기를 들고 무대에 올라 크메르어로 연설한다.
라오르후르스는 태국에 억류된 캄보디아 군인 18명 귀환을 촉구하면서 “캄보디아와 태국은 항상 평화롭게 공존해 왔지만 태국이 전쟁을 일으켜 평화가 끝났다.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았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 이웃한 두 나라가 평화와 미래를 누릴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적이 아니다. 이웃이다. 증오와 전쟁 없는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현장에 있던 대회 참가자와 관객 일부는 박수를 쳤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양국 누리꾼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캄보디아 누리꾼들은 라오르후르스가 애국심을 보여줬다면서 그를 응원한 반면 태국 누리꾼들은 미인대회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게 맞느냐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양국이 국경 문제를 두고 얼마 전 전쟁까지 벌이는 외교적으로 민감한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을 공개 석상에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태국 정부와 미스 틴 조직위원회는 이번 논란을 두고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국이 지난 7월 국경 지대에서 교전을 진행하면서 48명이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캄보디아와 태국을 향해 교전을 계속해 진행할 경우 관세협상을 하지 않겠다며 휴전을 압박했다.
두 나라는 지난달 26일 휴전협정을 체결한 뒤 국경 지대 중화기 철수하는 한편 지뢰를 제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