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원도를 찾아 본인의 역점사업인 지방발전 20×10 정책 성과 과시에 나섰다. 공안·사법기관과 평양 인근 병원 방문에 이어 북한의 ‘최상위 정치행사’인 당대회를 앞두고 연일 내부 다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강원도 회양군 소수력발전소인 회양군민발전소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발전소 준공은 정말로 경사스러운 일”이라며 “강원도 사람들의 자력 의지와 무진한 힘을 과시한 의의 있는 결실”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후대들도 덕을 보게 될 귀중한 재부를 우리당 제9차 대회에 선물하게 된 강원도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에게 당중앙위원회의 이름으로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회양군민발전소는 소(少)수력발전소에 해당한다. 보통 설비용량 1000kW(킬로와트)~10MW(메가와트)까지 소수력으로 판단한다. 북한은 소수력발전소를 소형 또는 중소형 수력발전소라고 표현한다. 물의 흐름이 적은 편인데,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필요 부지가 수력발전보다 적고 건설 비용이 저렴한 편이다. 이날 준공한 발전소는 김 위원장이 강원도 발전을 위해 집중해 온 6개 수력발전소 중 마지막 건설 대상이다.
김 위원장은 매년 20개의 군에 10년간 현대적인 공장을 짓는다는 지방발전 20×10 정책과 함께 지방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발전소 역시 정책의 후속 차원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도 연설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지방발전 정책이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때에 강원도가 자력 부흥의 저력을 착실하게 키워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강원도까지 방문한 것은 해당 발전소가 중앙정부 도움 없이 건설이 이뤄진 점을 치켜세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에 회양군민발전소가 2016년 처음 등장했는데, 이번에 준공이 된 걸 보면 9년가량 공사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준공식에 북한 건설 현장 대부분에 투입되는 군인들이 포착되지 않아 이번 발전소 건설은 강원도 자체적으로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지방발전 성과를 부각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김 위원장은 18일은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 등 공안·사법기관, 19일은 평양 외곽 강동군 병원 준공식 참석했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연말 당 전원회의 및 9차 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성과를 결속하는 차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