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60대 운전자 검찰 송치

입력 2025-11-21 10:14
경기 부천 제일시장에서 트럭 돌진사고를 낸 60대 운전자 A씨가 지난 15일 오후 경기 부천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에 대해 경찰이 페달 오조작에 따른 사고로 결론 내리고 피의자를 검찰에 넘겼다.

경기남부경찰청 교통과는 21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시장 상인 A씨(67)를 구속 상태에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13일 부천시 제일시장에서 1t 트럭을 몰다 4명을 숨지게 하고 18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분석에 따르면 트럭은 사고 직전 1~2m 후진한 뒤 시속 35~41㎞로 132m를 질주하며 행인과 시장 매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경찰은 트럭 내 설치돼 있던 ‘페달 블랙박스’ 영상에서 사고 순간 A씨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모습이 확인했다.

A씨는 사고 트럭을 지난해 중고로 구매하는 과정에서 혹시 모를 급발진 등의 사고에 대비해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했다.

A씨 역시 “페달 조작에 실수가 있었다”고 진술하며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수산물을 점포에 내린 뒤 차량을 후진하던 중 후미가 매대에 닿자 이를 확인하려고 하차했다가, 트럭이 뒤로 움직이자 놀라 다시 탑승하는 과정에서 페달을 잘못 밟아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와 관련해 평소 갖고 있던 지병인 ‘모야모야병’과의 연관성은 배제됐다. A씨는 “운전에는 문제가 없었고 그날도 증상은 없었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지난 1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 과정에서 취재진에 모야모야병에 관해 언급한 것은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선처를 바라는 취지로 말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게 A씨의 진술이다.

모야모야병은 뇌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는 희귀성 질환으로, 뇌출혈·마비·감각 이상·발작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A씨는 5년여 전 모야모야병이 발병해 지속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로 사망 4명, 중상 7명, 경상 11명 등 총 2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피해자 중 19명은 시장 방문객, 3명은 상인이었으며 사망자 4명 모두 행인이었다.

국적은 내국인 20명, 중국인 2명(사망 1명)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부상자들의 진단서를 제출받아 나중에 검찰에 송치하는 등 후속 절차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사고 당일 최초 진술과 같이 일관되게 페달 조직에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며 “(피의자는) 모야모야병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는데, 사고가 발생한 찰나의 시점에 갑자기 증상이 발현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