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토허구역 해제, 고려해볼 만한 시점”

입력 2025-11-20 16:57 수정 2025-11-20 17:27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33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영실 시의원의 한강버스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서울 전역으로 확대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의 해제 여부에 대해 “지금은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제333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김종길(국민의힘·영등포2) 의원의 관련 질의에 “진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오 시장은 “사실 처음에 풍선효과가 걱정되더라도 지정을 최소화했어야 했다. 처음에 너무 넓혀놨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와서 풀면 그때 당시와는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단기적으로는 집값이 통계상 잡힌 거로 나오지 않나”라며 해제 여부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10·15 부동산대책과 관련해 “저희에게 의견을 물었으면 부작용이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 적어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최소화해야 하고 투기과열지구 지정까지 동시에 하면 조합 내 난기류가 생기므로 예외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을 것”이라며 “그런 기회를 못 가진 게 못내 아쉽다”고 했다.

다른 지역이 같은 규제를 받게 되면서 강남 쪽은 오히려 규제가 풀린 효과가 있다는 김 의원의 지적엔 “역으로 그렇게 해석이 된다. 결국 현금을 가진 분들에게 유리해진다”며 “은행 대출을 막으면 재원이 부족한 서민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주거 사다리가 무너져 후과로 나타난다”고 동의를 표했다.

이어 “지난주 국토교통부 장관을 뵈었을 때 이런 설명을 드렸고 장관이 검토해본다고 했다”며 “금융·경제 부서와 부동산 공급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고 하니 거기서 논의해 금융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서울의 주택공급 절벽에 대해선 박원순 전 시장이 대규모로 구역 지정을 해제한 여파라며 “(논밭을) 뒤엎은 정도가 아니라 제초제까지 뿌리고 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장으로서의 주택공급은 전임자를 잘 만나야 한다”며 “웬만하면 전임 시장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데, 주택 공급만큼은 최근 시장 출마를 선언하거나 준비하는 분들이 자꾸 이 문제를 현 시장 탓으로 돌리셔서 당연한 원리를 반복해 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