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한국도로공사의 고공비행이 심상치 않다. 외국인 주포와 국내 에이스의 고른 활약 속에 8연승을 질주하며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도로공사(8승 1패‧승점 22점)는 20일 기준 2025-2026 V리그 여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다. 1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데 이어 전날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2라운드 첫 경기에서도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선두 질주의 원동력은 압도적인 공격력이다. 9경기(37세트)에서 총 852점(경기당 94.7점, 세트당 23점)을 올리며 팀 득점 1위를 기록 중이다. 공격종합(성공률 41.1%), 오픈공격(36.2%), 퀵오픈(45.9%), 후위공격(48.8%) 등 주요 지표에서 최상위권이다. 팀 세트(세트당 13.8개)와 리시브(효율 34.4%) 등 비득점 부문에서도 순위표 가장 꼭대기를 차지했다.
공격의 선봉에는 리그 최강의 삼각편대가 서 있다. 새로 합류한 모마는 이날까지 247점을 올리며 라이벌 실바(GS칼텍스·256점)와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토종 에이스 강소휘(142점)와 아시아쿼터 타나차(129점) 역시 각각 7위와 9위에 오르며 팀 공격을 견인하고 있다.
코트 위 조화도 돋보인다. 주전 세터 이윤정은 원활한 볼 배급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이끌고 있다. 신예 김세빈은 블로킹 34개로 2위 최정민(기업은행·23개)과의 격차를 11개로 벌렸다. 이번 시즌 주전 리베로로 도약한 문정원은 수비(세트당 7.4개)와 리시브(효율 47.5%) 1위, 디그(세트당 5.2개) 2위를 기록하며 기업은행으로 떠난 임명옥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시선은 팀 기록으로 향한다. 도로공사는 2021-2022시즌 12연승으로 팀 최다 연승 기록을 세웠다. 2011-2012시즌과 2013-2014시즌에는 9연승 행진을 펼쳤다. 오는 23일 GS칼텍스를 꺾으면 팀 최다 연승 2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27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가 전반기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도로공사는 개막전에서 페퍼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이번 시즌 유일한 패배를 기록했다. 페퍼는 도로공사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6점 차로 2위에 올라 있다. 도로공사가 설욕에 성공하며 연승 기록 경신과 독주 체제 굳히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