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에서 동맹으로’… 에픽게임즈-유니티, 포트나이트 생태계서 전격 협력

입력 2025-11-20 12:51

게임 엔진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오랜 기간 경쟁 구도를 이어온 에픽게임즈와 유니티가 마침내 손을 잡았다. 글로벌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엔진 간 장벽을 허물고 개방적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에픽게임즈는 19일(현지시간) 포트나이트 생태계에 유니티 엔진 기반 게임을 공식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언리얼 엔진 중심으로 운영되던 포트나이트의 구조가 타 엔진 개발자에게 최초로 개방된다.

유니티의 연례 개발자 행사 ‘유나이트(Unite)’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소식을 전한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양사가 공유하는 핵심 가치인 개방성과 상호운용성을 실천하는 단계”라며 “기업 간 협력을 통해 공정하고 개방적인 플랫폼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를 통해 유니티 개발자는 내년부터 자신의 게임을 포트나이트에 직접 출시할 수 있다. 5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도 참여할 수 있어, 단독 엔진 생태계를 넘어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사용자 시장으로 진출하는 새로운 통로가 열리게 됐다.

그동안 포트나이트는 언리얼 엔진과 UEFN 기반 콘텐츠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발전시켜 왔다. 이번 조치는 유니티 엔진이 포트나이트 플랫폼에 공식 편입되는 첫 사례다. 엔진 경쟁사 간 벽을 허무는 파격적 시도란 평가가 나온다.

유니티 역시 ‘맞손’에 화답했다. 유니티는 자사의 크로스플랫폼 커머스 플랫폼에 언리얼 엔진 지원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언리얼 개발자는 PC·모바일·웹 전반에서 디지털 카탈로그 관리, 결제 연동, 웹 상점 구축, 가격·프로모션 설정 등 커머스 기능을 보다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 기능은 내년 초 언리얼 엔진 내 통합을 목표로 추가 개발이 진행 중이다.

팀 스위니 CEO는 “개발자가 엔진에 얽매이지 않고 더 많은 플레이어에게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협력은 개발자 성공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수년간 치열하게 경쟁해 온 양사가 손을 맞잡은 배경에 대해 “생태계 확장 없이는 플랫폼 성장도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픽게임즈와 유니티는 파트너십의 구체적 후속 계획을 내년 중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