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명을 태우고 전남 신안군 무인도에 좌초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1등항해사와 조타수가 해경에 긴급체포됐다. 해경 초기 조사결과 이들은 좁은 수로에서 수동운항을 해야 함에도 자동운항 중 휴대폰을 하다가 방향 전환 시기를 놓쳐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목포해경은 20일 오전 전날 무인도에 좌초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1등항해사 A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씨 등을 긴급체포해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구속연장 신청 여부는 이날 오후쯤 결정할 예정이다.
해경은 또 A씨와 B씨, 선장 C씨 등 모두 3명을 업무상 중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현재 조사중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해경은 A씨와 B씨가 좁은 수로를 지나는 와중에 휴대폰을 하다가 방향 전환 시기를 놓쳐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1등항해사 A씨는 최초 해경 조사에서 “조타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휴대폰으로 네이버 뉴스를 봤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들은 또 선박이 좌초된 무인도인 족도를 100m를 앞에 두고서야 사고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황균 목포해경 수사과장은 “일단은 일방적인 진술이다. 항해사와 조타수가 휴대폰으로 무엇을 했는지는 포렌식을 해야 알 수 있다”며 “우리가 입증을 해야 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해경은 선장 C씨 역시 선원법상 좁은 수로를 지날 때는 선장이 선교에 위치해야 함에도 선교를 이탈했던 것으로 보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C씨는 사고 당시 근무시간이 아니여서 선교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조사를 통해 C씨의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 과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박이 같은 항로를 매일 오가다 보니 안일했던 것일 수 있다”면서 “현재까지 선박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해경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후 2시쯤 퀸제누비아2호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목포=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