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이 지나며 외식 시장에도 겨울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운데, 제철 메뉴인 방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발표된 한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대비 11월 방어 검색량의 상승폭이 단일 메뉴 중 가장 컸다. 관련 업계는 지방이 풍부하고 식감이 뛰어난 방어가 겨울 미식을 대표하는 수산물로 자리잡으며 ‘겨울=방어 시즌’이라는 계절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방어의 영양학적 효능이 뛰어난 점도 사람들이 찾는 이유로 꼽힌다. 방어는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뇌세포 활성화는 물론, 혈전을 예방해 혈액 흐름을 개선시킨다. 비타민D 함유량이 높아 체내 칼슘 흡수율을 높여주며 타우린 성분도 있어 간세포 활성화를 돕는다.
하지만 방어는 다른 생선류에 비해 배 가량 많은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요즘 같은 영양 과잉 시대에는 다량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 방어의 지방 함량은 100g당 5.24g에 달하며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지방과 고열량 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이들에게 도리어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할 경우 배탈과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섭취량을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방어를 즐기되 이후 식사는 지방 함량이나 열량이 낮은 식단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늘, 양파, 오이 등의 채소와 곁들여 먹음으로써 지방 섭취는 줄이고 포만감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방어 섭취 후 소화불량 증상이나 배 불편감 등이 지속된다면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개인 체질과 증상에 따라 맞춤형 한약을 처방하며 이를 통해 위장 기능을 회복시킨다. 그중 향사육군자탕은 몸 속 노폐물 배출을 돕고 평위산은 위장관 내 염증을 완화해 기능을 안정시킨다. 반하사심탕은 위장 기능 강화는 물론 속쓰림, 복부 팽만감 등 다양한 소화기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한약 외에도 침 치료는 신체 전반의 긴장 완화와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소화기관의 운동을 돕는다. 침 치료는 다리(족삼리), 손목(내관), 배(중완) 등에 위치한 주요 혈자리에 시행되며 침 치료의 소화불량 개선 효과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미국의 세계소화기학회에 소개된 연구논문을 보면 침 치료군은 침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60% 이상 높은 소화 호전율을 보이기도 했다.
방어는 다양한 영양학적 효능이 있어 겨울철 원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면 영양과잉 등으로 위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질과 방법을 고려해 방어를 섭취해야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음을 잊지말자.
신민식 잠실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