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 발행사 비댁스(BDACS)가 글로벌 금융 기술기업 서클(Circle)의 새로운 외환(FX) 인프라 프로그램에 공식 참여한다고 20일 밝혔다. Arc 생태계를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을 발행해 온 비댁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원화 결제·송금이 글로벌 온체인(블록체인 기반) 금융망과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국내 첫 사례를 만들게 됐다.
서클이 최근 공개한 Arc는 기존 금융망에서 반복되던 복잡한 절차를 줄여, 결제·정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된 글로벌 레이어1(Layer1) 블록체인이다. 현재 국제 금융시장은 선수금 계좌, 2일(T+2) 이상 소요되는 결제 주기 등 구조적 비효율이 남아 있다. Arc의 핵심 서비스 ‘스테이블FX(StableFX)’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기관 간 외환(FX) 거래를 실시간·저비용·저위험 구조로 전환하는 시스템으로, 글로벌 유동성 공급자(LP)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설계됐다.
비댁스가 발행한 KRW1은 이 스테이블FX에 공급되는 유일한 원화(KRW) 기반 온체인 FX 유동성 토큰이다. 현재 진행 중인 테스트넷 운영을 거쳐, 내년 Arc 메인넷이 가동되면 글로벌 기관의 실제 원화 거래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즉 해외 기업·핀테크·금융기관이 USDC↔KRW1 조합으로 원화를 실시간 환전·정산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비댁스는 서클의 ‘Circle Partner Stablecoins’ 프로그램에도 동시 참여한다. 이 프로그램은 Arc 생태계에서 달러(USD) 이외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선별해 결제·송금·무역 금융에 직접 연동하는 글로벌 파트너 체계로, 참여사는 서클 결제망(Circle Payments Network), 스테이블FX, 유에스디코인(USDC)과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KRW1은 글로벌 결제·송금·무역·디지털 금융 전체 흐름에 통합돼 원화의 국제 활용성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외환·결제 인프라에 공식 참여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특히 무역 기업,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글로벌 결제 기업을 중심으로 ‘원화의 국제적 쓰임새’가 본격 확대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류홍열 비댁스 대표는 “KRW1이 Arc 생태계에서 원화를 대표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을 잇는 글로벌 온체인 FX 시장에서 원화가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