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베테랑들의 이적 무대로 자리해 온 2차 드래프트에서 또 하나의 깜짝 이적이 성사됐다.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 안치홍이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는(KBO)는 19일 2025 2차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제도는 각 구단에서 입지가 좁아진 선수에게 새로운 팀에서 다시 경쟁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취지로 운영된다. 구단별 보호선수 35명을 제외한 소속 선수와 육성 선수, (육성)군 보류선수가 지명 대상이다.
안치홍은 통산 타율 0.294(6324타수 1859안타)를 기록한 정상급 2루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와 6년 최대 72억원 규모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타율 0.300, 13홈런, 66타점으로 제 역할을 해냈으나 올해는 타율 0.172로 급격한 부진에 빠졌다. 시즌 막판 전력에서 제외된 데 이어, 포스트시즌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역대 2차 드래프트에서는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든 노장들의 이동이 활발했다. 2023년 SSG 랜더스 원클럽맨 김강민이 한화로 향했고, 2019년에는 정근우가 한화에서 LG의 부름을 받았다.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한화를 거친 안치홍은 네 번째 팀에서 재기를 노린다.
KIA에 새 둥지를 튼 이태양의 이름도 눈에 띈다. 2020∼2022년을 제외하면 데뷔 이후 줄곧 한화에서 뛰었다. 2023년을 앞두고 4년 총액 25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지만, 최근 두 시즌 동안 24경기 출전에 그치며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베테랑 투수 이용찬은 5년 만에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왔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두산에서 활약했던 그는 2021년 NC로 이적했다. 최근 에이징 커브로 성적이 하락세지만, 통산 65승·173세이브를 올린 만큼 두산은 그의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밖에 추재현(두산)과 배동현(한화), 박진형(롯데)이 키움으로, 김주완과 김영준(이상 LG), 최충연(삼성)이 롯데로 옮겼다. 이상혁(한화)은 두산, 이호연(KT 위즈)은 KIA, 안인산(NC)과 이원재(두산)는 KT로 향했다. 장승현(두산)과 임기영(KIA)은 삼성 라이온즈, 최용준과 문상준(이상 KT)은 SSG에 호명됐다.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총 17명이 지명됐다. 키움이 가장 많은 4명을 선택했다. 롯데는 3명, 두산과 KT, KIA, 삼성, SSG는 2명씩을 데려갔다. LG와 NC는 선택을 포기했다. 한화는 가장 많은 4명을 내줬지만, 영입선수는 없었다. 지명 선수는 2027년까지 한 차례 이상 1군 엔트리에 의무적으로 등록돼야 한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