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채 공격 홍명보호, 월드컵행 성과에도 과제 산적

입력 2025-11-19 16:59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강인(오른쪽)이 지난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친선 평가전에서 패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월드컵을 준비 중인 홍명보호가 올해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사상 첫 포트2 진입 가능성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뚜렷한 공격 색채의 부재와 강팀에 맞설 전술의 한계가 과제로 남았다. 여러 실험만 반복하다 월드컵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 가나와의 친선 평가전을 끝으로 올해 A매치 일정을 마쳤다. 성적은 13경기 8승 3무 2패. 지난 6월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9월 이후 6차례 평가전으로 전력을 점검했다.

올해 대표팀에는 미래를 이끌 신예들이 대거 합류했다. 양민혁(포츠머스)과 이한범(미트윌란), 배준호(스토크시티), 오현규(헹크) 등 20대 초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입지를 넓혔다. 왕성한 활동량과 다재다능함을 갖춘 혼혈 자원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도 이름을 올렸다. 베테랑 골키퍼 김승규(도쿄)와 정통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은 부상을 털고 돌아와 전력에 힘을 보탰다.

홍 감독은 익숙한 포백 외에도 수비 강화를 위한 스리백 카드를 새롭게 꺼내 들며 월드컵 대비에 나섰다. 김민재(뮌헨)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비 조합을 실험했고 수비 안정과 팀 전체 조직력 상승을 동시에 꾀했다.

그럼에도 한국만의 축구 스타일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계속 따라붙고 있다. 올해 많은 승수를 쌓았지만, 아시아권이나 한 수 아래인 상대와 치른 경기가 대다수였다.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의 브라질을 상대로는 0대 5 참패를 당했다. 세계적 강팀에 대한 대비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엔 답답한 공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공격 때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나 전방 볼 투입, 전술적 움직임 등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황인범을 대체할 선수도 찾지 못했다.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위기마다 해결사로 나섰지만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강인은 공격이 안 풀릴 때마다 넓은 시야와 정교하고 창의적인 패스로 여러 차례 결정적 장면을 만들며 올해 A매치 9경기에서 1골 5도움을 올렸다.

내년 6월 개막하는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기간은 7개월이다. 대표팀은 내년 3월부터 다시 소집돼 월드컵 준비를 이어간다. 1~2월 해외 동계훈련 없이 유럽 팀과의 원정 평가전을 추진해 실력을 점검할 계획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