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차 봉지, 신고해주세요”… 계속 나오는 마약에 제주해경 전단지 배포

입력 2025-11-19 10:48 수정 2025-11-19 10:51

제주도 해안에서 차(茶) 제품으로 위장한 마약류 케타민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이 해안가 주민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전단지를 제작해 배포했다.

19일 제주해경에 따르면 지난 9월 말부터 전날까지 제주도 해안에서 총 15건에 걸쳐 케타민이 발견됐다. 총량은 약 34㎏으로, 113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발견된 케타민은 모두 은색 또는 초록색 차 제품 포장 형태로 위장돼 있었으며, 외부에는 제품 정보가 인쇄되지 않아 실제 유통 제품의 포장지를 사용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해경은 밝혔다. 일부 포장지에 인쇄된 QR코드 역시 기능이 없는 단순한 이미지로 추정된다.

해경은 현재까지 발견된 두 가지 형태의 위장 포장 이미지를 포함한 전단지를 제작해 해안가 마을 주민, 파출소, 어업인을 중심으로 배포하고 있다. 유사한 물체 발견 시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제주해경이 마약 관련 전단지를 제작해 주민들에게 배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약이 발견된 곳은 제주시 제주항·애월읍·조천읍·구좌읍·용담포구·우도 해안가와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으로, 대부분 제주도 북부 해안의 갯바위 인근이다.

해경은 이 지역이 해류와 바람을 따라 해양 쓰레기가 밀려오는 지점과 일치하는 점을 들어, 해당 마약이 범죄 조직의 해상 운송 과정에서 바다에 유실된 뒤 제주 해안으로 떠밀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캄보디아를 비롯해 최근 경북 포항과 일본 대마도 해안에서도 제주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포장 형태의 마약이 단속된 바 있다.

제주해경은 제주경찰청·제주자치경찰단·세관 등 관계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싱가포르·태국·대만·중국·일본·캄보디아 등 주변국과 미국의 관련 기관에도 사건 현황을 전달하고 정보 회신을 요청한 상태다. 또, 발견된 마약류의 원산지 및 제조 조직을 파악하기 위해 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