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고개 숙이고 中은 주머니 손, 日언론 “의도적 공개”

입력 2025-11-19 09:43 수정 2025-11-19 10:23
류진쑹(오른쪽) 중국 외교부 국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고, 가나이 마사아키(왼쪽) 일본 외무성 국장이 상체를 약간 굽힌 자세를 취하고 있다. 중국 위위안탄톈

중국과 일본의 외교 관료가 함께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일본에서는 이를 중국이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영상 속 중국 측 관료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서 있고, 일본 측 관료가 고개를 숙인 상태의 장면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19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관영 CCTV가 내보낸 영상으로 실무적 차원에서 외교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듯한 영상을 내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은 전날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을 방문 중인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났다.

해당 영상은 양측 외교당국 국장급 협의가 끝난 뒤 찍힌 장면이다. 류 국장이 청사 현관 부근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굳은 표정으로 가나이 국장을 내려다보고, 가나이 국장은 류 국장에게 고개를 약간 숙인 모습을 담았다.

아사히신문은 “일부 현지 미디어는 ‘고개 숙여 중국 외무성을 떠나는 일본 관리’라는 제목도 붙였다”며 “일본이 해명하러 온 것처럼 인상을 만들어 중국이 우위인 입장임을 연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일본 측을 불러 항의한 것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이번 협의를 앞두고 자민당에서는 ‘사과하러 가느냐’는 쓴소리가 있었고 일본 정부는 정례적 상호 방문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CCTV의 이 영상 보도는 (중국이) 사태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주는 선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류진쑹 국장의 인민복풍 복장은 자국을 향한 애국적 메시지를 느끼게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지지통신도 “중국 측의 우위를 어필하기 위한 선전전 일환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특히 자사 기자가 현장에 있었다고 밝힌 지지통신은 “해당 영상 속 장면은 가나이 국장이 옆에 선 통역 쪽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머리를 숙인 것처럼 비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