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탈석탄 공식화, 신규 원전은 미지수… 12차 전기본 ‘촉각’

입력 2025-11-18 16:30
전남 소재 재생에너지 단지. 전남도 제공

정부가 2040년까지 석탄 발전의 단계적 폐지를 공식화하면서 같은 시점까지 발전 계획과 전력 수급 전망을 담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폭증을 앞두고 석탄발전소 폐쇄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급전환이 원활히 이뤄질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18일 관계부처 및 전력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연내 12차 전기본 수립 착수를 목표로 전문가위원회 구성에 나섰다. 전기본은 2년마다 15년 단위로 전력 수요 전망과 발전 설비 건설 계획 등을 담는 에너지 이정표다. 2040년까지 발전 계획을 담는 12차 전기본은 조만간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한다.

12차 전기본의 핵심은 ‘탈탄소’와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를 더욱 높이는 방향이 될 전망이다. 지난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서도 현재 30% 수준인 석탄 발전 비중을 2030년 17.2%, 2038년 10.1%까지 낮추는 계획이 담겼다. 그러나 ‘2040년 탈석탄’ 목표 달성을 위해선 석탄 퇴출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 당초 석탄발전소 61기 중 40기를 2038년까지 단계적 폐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나머지 21기에 대한 조기 폐쇄 논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석탄 퇴출에 따른 발전량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충당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부는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내년 상반기 발표될 ‘코리아 녹색전환(K-GX)’ 전략을 12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2035 NDC는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68.8~75.3%까지 줄이는 방안을 확정했다. 11차 전기본에선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지난해 34.5기가와트(GW)에서 2035년 107.8GW로 늘리기로 했는데, 2035 NDC 목표 달성을 위해선 약 150GW까지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

11차 전기본에 담겼던 신규 원전 계획의 변경 여부도 관건이다. 대형 원전 2기(2.8GW)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0.7GW)가 기존 계획대로 건설될 경우 원전 설비 용량은 2023년 24.7GW에서 2038년 35.2GW로 증가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NDC 브리핑에서 “12차 전기본에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적절하게 믹스하는 쪽으로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탈탄소 정책과 안정적 전력 수급 관리의 병행 필요성도 거론된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기저발전 역할을 하던 석탄을 퇴출하고 그만큼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는 것은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실제 현실에선 전력 수급 등 여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발전과 전력망, 저장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상 가능한 문제점이 폭넓게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