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평론가로 활동 중인 대경대 김건표 교수가 인기 스타부터 한의사, 성형외과 의사, 노포의 장인까지 100명을 인터뷰하며 기록한 책 2권을 도서출판 다산서림을 통해 시리즈로 출간했다.
<인터뷰의 기술>(224쪽·도서출판 다산서림)은 ‘김건표의 스타토크’를 통해 만난 예능, 뮤지컬, 개그 프로그램, TV 드라마 등에서 활동하는 개그맨 최양락, 김제동, 배우 신구·이순재, 가수 김건모, 고 전유성 등 70여 명과 인터뷰한 글을 묶었다.
저자는 책에서 “매주 한 사람씩 인터뷰하고 글로 옮긴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인터뷰를 위해 글쓰기 방식과 체질까지 바꿔야 했다”고 말한다. 또 인터뷰 문장을 기술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관련 서적 50여 권을 읽고 나름의 문장 원칙을 세웠다고 설명한다.
서문에서는 △인터뷰 문장은 현장감이 생생할 것 △독자가 인터뷰 현장에 함께 있는 느낌을 줄 것 △질문은 구어체로 하되 핵심 정보만 담을 것 △질문–답변 형식의 기계적 나열은 피할 것 등을 강조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인터뷰이마다 색깔도 다르고 대화 주제도 다르기 때문에 인터뷰를 글로 옮기는 방식 역시 달라야 했다”며 “지문을 삽입하거나 나레이션을 넣고 설명을 덧붙이는 등 다양한 문체적 실험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로는 <구라 삼국지>를 펴내던 무렵의 고 전유성씨를 꼽는다.
당시 전 씨는 “난 인터뷰 잘 안 해. 할 얘기가 없어. 그냥 가도 돼”라고 말하면서도 “구라 잘 치는 것도 재산이야”라며 3시간 동안 대담을 이어갔다고 한다. 김 교수는 “그는 당대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아이디어맨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이 외에도 프로레슬러 이왕표, 개그맨 최양락, 방송사 복도 바닥에서 인터뷰 했던 방송인 김제동과의 기억도 특별했다고 밝히고 있다.
<행복의 기술(記述)>에는 성형외과 의사, 인장 전문가, 헌책방과 칼국숫집 주인, PD, 교촌치킨 권원강 회장, 한의사,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신발 장인 송림제화 대표 등 29명의 인터뷰가 담겨 있다.
제목 ‘행복의 기술’은 행복해지는 테크닉(technic,) 기교(奇術)의 의미가 아니라, 한 분야를 일궈온 전문가들이 어떻게 행복을 살아내는지를 기록했다는 뜻에서 기술(記述)이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전문가들이 어떻게 행복한 철학으로 살아가는지를 기록했다는 의미로 ‘기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김 교수는 “인터뷰 글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며 “두 권의 책은 스타들과의 인간적인 진솔한 대화, 그리고 각 분야에서 성공한 전문가들이 어떻게 행복을 실천하는지 그 철학을 담았다”고 소개한다.
김 교수는 연극평론가로 1997년 <맹꽁이 아저씨와 훔쳐보는 연기 나라> 출간을 시작으로 <연극과 연기의 세계>(2013), <동시대 연극 읽기>(2021), <장면연기 텍스트>(2022), <한국연극의 승부사들>(2023), <말과 정치문화, 싸움의 기술>(2024) 등을 펴냈다.
그는 다양한 매체에서 인터뷰 연재와 연극평론, 공연예술과 문화정책 관련 글을 전방위적으로 쓰고 있으며 <김건표의 스타토크>, <김건표의 행복초대석>, <김건표의 연극인 이야기>, <김건표의 픽인터뷰>,
현재는 전국 지자체장들과 정치인, 사회각층의 인사들을 대상으로 릴레이 대담을 이어가고 있으며 내년에는 연극비평 200편의 작품을 묶은 ‘한국연극 비평의 고고학’을 출판할 예정이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