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경실이 홍보하는 달걀이 품질보다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달걀은 사육환경을 나타내는 난각번호가 가장 낮은 4번이지만, 1번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경실의 절친한 지인인 조혜련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이경실의 XX란 진짜 달걀 중의 여왕이다. 너무 맛있다” “강추강추 꼭 한번 XX란 드셔보시라”고 적었다. 또 “포장부터 다르다” “알이 다르다” “옐로우와 화이트의 조화” 등의 칭찬 문구를 달았다.
그러나 이 달걀의 난각번호가 공개되며 논란이 시작됐다. 난각번호 1번 달걀은 온라인에서 30구 기준 1만5000원~2만원 수준으로 판매되는데, 난각번호 4번인 이경실 달걀 역시 비슷하게 책정돼 있어서다.
국내 유통되는 모든 달걀에는 10자리 난각번호가 찍힌다. 마지막 한 자리가 사육환경을 나타내는 번호다. 1번은 방사사육, 2번은 축사 내 방사,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에서 사육되는 닭을 뜻한다.
4번의 경우 닭 1마리당 허용되는 공간이 가장 좁아 가장 열악한 사육환경으로 분류된다. 닭 1마리가 차지하는 면적은 0.05㎡로 A4용지 한 장(0.062㎡)보다도 작다. 난각번호가 달걀의 영양성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동물권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선호를 결정하는 기준이 돼 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달걀 브랜드 측은 온라인 구매 페이지에 ‘4번 달걀 덕분에’라는 제목의 설명문을 올려 “달걀 생산자라면 난각번호와 관계없이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며 “요즘 농장은 상향 평준화돼 과거처럼 살충제 검출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복지란의 가격은 환경과 동물 존중에 대한 비용일 뿐, 품질 차이는 아니다”라며 “모든 농장이 동물복지가 되면 달걀은 3000원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 시장에 4번 달걀이 필요한 이유이고 구매 기준은 난각번호가 아니라 품질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HACCP, 무살충제, 무항생제, 무농약, 무의약품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며 기준 신선도보다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