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산하기관 통폐합 이후 유독 문화·예술·관광 분야에서만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화·예술·관광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성급한 통합에 나선 후유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민선8기 출범 후 공공기관 혁신 명목으로 대구시 산하기관들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대구문화재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구관광재단,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미술관을 합쳐 대구문화예술진흥원(문예진흥원)을 만들었다. 통합 당시 문화·예술·관광 분야 6개 기관은 다른 공공기관들과 달리 기관마다 성격과 역할 차이가 커 통폐합 시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원장 측근 승진을 위한 내규 변경 등의 의혹이 불거졌고 내부 규정에 없는 원장 직속 정책 태스크포스(TF) 구성, 과도한 시간 외 근무수당 지급 등 방만 운영 등도 논란이 됐다. 내부 직원 간 갈등도 드러났다. 대구시는 특별감사를 벌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대구시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예진흥원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목적 이외의 국외 출장과 과다한 출장 일정, 간부 중심의 왜곡된 인사 구조, 명확한 기준 없는 채용 등의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규모 조직화로 인해 개별 조직의 독립성과 창의성이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대구시는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조직진단을 완료해 조직을 정상화할 방침이다.
대구시의 통합축제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대구시는 지역 축제의 규모를 키울 목적으로 2022년부터 따로 열리던 축제들을 시기와 성격 등을 고려해 묶은 ‘판타지아대구페스타’를 개최하고 있다. 봄과 가을로 나눠 연 2회 개최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통합축제에 대한 시민 체감도가 낮고 축제 간 일정 중복으로 오히려 소규모 지역축제의 존재감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 관광에 대해서도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낙수 효과를 대구시가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고 동성로 살리기 프로젝트 등도 눈에 띄는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