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선발로 나서 3이닝 ‘노히트’ 투구를 펼친 정우주(한화 이글스)는 17일 “예전부터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지는 궁금했다”며 “이번 등판을 통해 내 공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우주는 전날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K-베이스볼 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공식전 10연패 위기 속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안정적인 투구로 극적인 무승부에 발판을 놓았다. 그는 “고척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2차전 선발 낙점 소식을 들었다”며 “그때부터 경기 직전까지 계속 긴장했다”고 웃었다.
정우주는 “일본 타자들의 수준이 높은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압도당하기보다 내가 압도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도쿄돔을 찾은 많은 국내 팬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회 볼넷과 본인의 실책이 겹쳐 1사 2, 3루 위기가 만들어졌다. 이후 2루수 직선타구와 삼진을 끌어내며 실점 없이 막았다. 정우주는 “내가 자초한 위기라 어떻게든 막고 싶었다.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 분위기가 우리에게 넘어온다고 생각해 이 악물고 던졌다”며 “평소 몸쪽 슬라이더 제구가 좋지 않은데, 마지막 타자를 삼진 잡을 때 원하는 코스로 들어가 짜릿했다”고 회상했다.
호투의 뒤에는 수비진과 선배들의 조언도 있었다. 정우주는 “외야로 타구가 가면 박해민 선배가 모두 잡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두 경기 모두 수비가 좋아 마음 편히 타자만 집중하면 됐다”고 했다. 이어 “원태인, 곽빈, 문동주 선배에게 일본 타자들의 특징을 들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정우주는 “이번 등판을 계기로 한 단계 성장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이번 대회가 첫 국제 대회인 만큼,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