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한 안현민(KT 위즈)은 17일 “일본전이라고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다”며 “WBC는 꿈의 무대다. 반드시 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현민은 이번 일본 원정에서 타율 0.333(6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1차전에서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린 데 이어 2차전에서는 5-7로 뒤진 상황에서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리며 극적인 무승부의 발판을 마련했다. 볼넷 역시 3개를 골라내며 선구안도 보여줬다. 그는 “한일전 두 경기 모두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 일본 투수들을 상대해 본 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안현민은 대표팀이 이틀간 기록한 네 개의 홈런 중 절반을 책임졌다.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22홈런으로 부문 공동 10위에 오른 그는 국제 무대에서도 장타력을 보여줬다. 안현민은 “도쿄돔이라고 특별히 다를 건 없었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2차전에서 나온 이중도루의 배경도 소개했다. 2-0으로 앞선 3회말 3루 주자였던 그는 1루 주자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의 도루 과정에서 홈을 파고들었다. 안현민은 “주루코치님의 사인을 받고 뛰었다. 계획된 작전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KBO리그와 다른 규정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이번 평가전에서는 국제 규정이 적용돼 자동 투구판정시스템(ABS)이 적용되지 않았다. 안현민은 “타석에서 혼란이 없지는 않았다”며 “인간 심판의 판정에 맞춰 스트라이크존을 계속 조정했다. 고등학생 이후로 처음 겪는 상황이라 재밌었다”고 했다.
평가전 활약에도 만족은 없었다. 안현민은 “일본대표팀 감독이 나를 MLB급 선수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내가 아닌 타구의 질이 MLB 수준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웃어 보였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