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파병 간 북한 군인들의 현장 작전 모습이 공개된 가운데, 이들이 북한의 최신곡 ‘조국의 별들’을 부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러시아 파병 중 희생된 장병의 애국심과 충성심을 강조하는 노래로,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노래를 학습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언론과 외신들이 지난 14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파병군의 현장 작전 영상에는 북한군이 인공기에 뺨을 맞추는 의식을 진행하는 장면 등 충성심을 강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눈에 띄는 점은 북한군이 작전을 위해 이동하던 중 다 같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었다.
차량에 실려 이동하던 북한군 병사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북한의 신곡 ‘조국의 별들’을 불렀다. 영상이 편집돼 발음이 부정확했지만, ‘아 우리의 영웅들’ ‘우리의 마음속에 꺼질 줄 모르는’ 등 일부 가사와 그 음정은 노래의 후렴구에 해당했다.
‘조국의 별들’은 북한이 지난 8월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지휘관, 전투원들을 위한 축하공연’에서 처음 공개한 노래다. 축하공연은 러시아 파병 중 희생된 군인들을 위해 김 위원장이 주도한 행사였다. 당시 북한의 최고 가수로 평가받는 김옥주가 나와 ‘조국의 별들’을 불렀는데, 무대 화면에는 러시아로 파병된 장병들의 작전 수행 장면이 등장했다.
‘조국의 별들’의 가사를 보면 러시아 파병 중 희생된 장병들을 기리기 위한 노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가사 중 ‘별’은 희생 장병을 가리키며 ‘빛나는 존엄과 명예를 지키자고 누구나 하나같이 빛나는 별들이 됐다’ ‘값비싼 그 희생을 조국은 잊지 않으리’ 등의 노랫말도 등장한다. 노래를 듣던 김 위원장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현지에 파병된 북한군이 ‘조국의 별들’을 다 같이 부르는 모습은 북한 당국이 철저히 교육한 결과로 평가된다. 애국심을 고취하고 충성심을 높이기 위한 세뇌 작업이 있었다는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의 모든 부대에 정치장교가 있는데 본국에서 직접 노래를 교육받은 후 파병군한테도 학습을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도 “노래 자체가 러시아 파병 군인을 위한 신곡이고 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보급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은 조국에 대한 희생과 충성을 강요하는 노래”라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