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7일 이재명정부가 공직자들의 내란 가담 여부를 조사하는 작업을 추진하는 데 대해 “미셸 푸코가 비판했던 판옵티콘의 통제 구조”라고 주장했다.
판옵티콘은 중심에 있는 권력자가 외곽에 있는 수형자를 언제든 감시할 수 있는 원형 교도소로,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이를 시민들로 하여금 스스로 통제에 순응하도록 하는 권력 원리로 설명했다. 이재명정부의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를 판옵티콘에 빗대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 최고위 회의에서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훔쳐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욕한다는 망상이나, 타인의 사생활을 훔쳐보고 싶어하는 왜곡된 집착 때문”이라며 “또 어떤 이들은 상대가 ‘늘 감시받는다’는 공포를 느껴야 자신을 두려워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정부는 지금 공무원들에게 판옵티콘에서 일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이 공무원을 헌법상 공적 주체가 아니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해버렸다는 의미”라며 “더욱 심각한 것은, 전과 4개를 달고 있는 대통령이 오히려 공무원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의의 감각이 완전히 뒤틀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최근 정부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를 근거로 검사들에게 징계를 운운하고 있다. 그러나 제66조는 명확하게 ‘공무 외의 집단행위’만을 금지한다”며 “검사가 항소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공무가 아니라면 무엇이 공무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 제7조 공무원 신분보장과 헌법 제 12조 적법절차 원칙만 충실히 지키셔도 이러한 전체주의적 발상은 등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역사는 이미 경고하고 있다”며 닉슨 대통령은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 소련과의 전략무기제한협정을 이뤄냈지만, 불법 도청과 사법 방해로 무너졌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언론 장악과 사법 왜곡으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 대통령은 두 사람의 몰락 방식을 동시에 따라가고 있다”며 “언론을 압박하고 사법을 흔들며,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뒤지고 자신의 수사는 지연시키는 모습은 두 실패한 지도자의 행태를 합쳐놓은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대통령 본인은 이미 전과 네 개의 ‘별’을 달고 있는 전과대장”이라며 “별 하나가 더 늘어날까 두려워하며 사법 체계를 약화시키고,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뒤져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면, 이는 결국 닉슨과 베를루스코니, 그리고 판옵티콘을 통해 전체주의적 통제를 시도했던 지도자들의 길로 스스로 들어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