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과 내륙 33분으로 잇다…새만금-전주고속도로 개통 앞두고 가보니

입력 2025-11-17 11:12 수정 2025-11-17 15:54
새만금-전주고속도로. 전북도 제공

17일 하늘과 땅이 맞닿은 듯한 새만금-전주고속도로. 초입에 서자 김제평야를 가로지르며 뻗어 나간 도로 너머로 지평선이 펼쳐졌다. 11월 21일 개통을 앞둔 고속도로 위에는 적막만 감돌았고, 15년의 기다림은 가을바람을 타고 성큼 다가와 있었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총연장 55.1㎞로 완주에서 새만금신항을 잇는다. 2010년 첫 삽을 뜬 뒤 15년 만에 완성된 ‘새만금의 첫 대동맥’이다. 4개 분기점(JCT)과 3개 나들목(IC)을 통해 서해안·호남·익산∼장수·순천∼완주선 등 국가 간선망과 바로 연결된다. 완주∼새만금 구간 주행 시간은 기존 76분에서 33분으로 줄어든다.

2조7424억원이 투입된 이 도로는 이동 통로를 넘어 동서를 연결하고 전북의 시간·공간 구조를 재편하는 전략 기반 시설로 평가된다.

개통을 앞둔 현장은 분주했다. 북김제 IC에서는 하이패스 단말기 최종 점검이 한창이었고, 중간 구간에서는 방음벽 설치와 보호난간 용접 작업이 이어졌다. 곳곳에 남아 있던 콘크리트 양생 고깔이 개통 준비의 마지막 단계를 보여줬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최종 점검이 마무리되면 시험 주행을 거쳐 개통식 직후 바로 통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 방향에서 내려오면 보이는 김제휴게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기존 휴게소와 달리 주차장과 휴게동이 높낮이 없이 연결한 ‘평면형 구조’를 적용해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새 도로의 설계 철학인 연결성이 구현된 공간이었다.

새만금-전주고속도로. 전북도 제공

김제평야를 가로질러 새만금 방조제로 이어지는 구간은 개통 효과가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곳이다. 이날 막바지 공사 구간을 거쳐 새만금 IC까지 이동하는 데 30분가량 걸렸지만, 개통 후에는 15분이면 도착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새만금이 ‘생활권 거리’로 들어오는 셈이다.

새만금 IC는 도로의 종점이자 더 큰 구상의 출발점이다. 종점에서 바라본 방조제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었고 정체돼 보이던 간척지 개발에도 다시 속도가 붙고 있었다.

특히 이번 개통은 영호남 동서 교통망 구축의 첫 단계를 의미한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장기적으로 포항까지 이어지는 ‘새만금∼포항선’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전북 교통 편의를 넘어서 국가 간선망의 서쪽 축을 완성하는 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항만·신공항·인입철도와 연결되면 전북은 교통·물류의 허브로 도약할 기반을 갖추게 된다.

도로 개통은 새만금 개발의 3대 축과도 맞물린다. 2026년 하반기에는 1조2000억원이 투입된 새만금 신항 1-1단계 공사가 마무리돼 5만t급 선박이 드나드는 ‘전북형 메가포트’ 시대가 열린다. 2027년에는 국내 최초 간척지 수목원인 국립새만금수목원이 완공돼 관광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15년 만에 완성된 이 고속도로는 새만금과 도내 내륙, 더 나아가 영호남을 하나로 묶는 상징적 기반”이라며 “물류뿐 아니라 관광, 산업 입주, 정주까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최창환 기자 gwi122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