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원대학교 인공지능융합공학과 심성현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 기반 해상 충돌 위험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해양 물류 안전 분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심 교수팀은 부산대, 한국선박해양연구원(KRISO)과 공동으로 딥러닝과 설명가능 인공지능(XAI)을 결합한 새로운 해상 충돌 위험 예측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해양공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Ocean Engineering(IF 5.5, Top JCR 2.3%)’ 2025년 11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 물동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해양 운송에서 심화되는 교통 혼잡과 충돌 사고 위험 문제 해결이 목적이다. 기존 충돌 위험 평가 방식은 ‘선박 간 최소 안전거리(ship domain)’나 ‘접근거리(CPA)’ 등 단일 지표에 의존하면서 복잡한 다중 선박 간 상호작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자동선박식별장치(AIS) 데이터를 활용, 선박 간 상대적 위치와 방향을 격자 형태로 변환한 ‘상대교통표현’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합성곱신경망(CNN)을 학습시켜 충돌 위험도가 높은 해역을 자동 판별하는 모델을 설계했다.
CNN이 내린 판단을 ‘Grad-CAM(Gradient-weighted Class Activation Mapping)’으로 시각화해 모델이 어떤 공간적 요인을 위험 판단에 활용했는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위험 영향 분포 지도(RIDM)를 제시했다.
또 중심 반경 분포(CR)를 정의하고, 새로운 위험 지표인 ‘위험 영향 반경(Risk Influence Radius, RIR)’을 도입해 해양 교통 패턴을 정량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실험 결과 제안된 딥러닝 모델은 한국 연안 해역 3,660건의 저위험 사례와 366건의 고위험 사례를 분석해 정확도 96.2%의 높은 성능을 달성했다. 이 기술은 향후 항만 교통 관리, 항로 최적화, 자율운항선박의 위험 인식, 해양사고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성현 교수는 “인공지능이 단순히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 사고 발생의 공간적 원인을 설명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했다는 의미”라며 “향후 실시간 AIS 데이터와 기상·조류 데이터를 통합해 자율운항선박의 충돌 회피 및 해상교통관제(VTS) 시스템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