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자랑 백댄서 논란’ 광주 북구청장 “심려끼쳐 사과”

입력 2025-11-17 09:58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1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국정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전국노래자랑 백댄서’ 논란과 관련해 17일 사과했다.

문 구청장은 이날 새올행정 게시판에 ‘전국노래자랑 관련 직원 사과문’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저로 인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 구청장은 이어 “북구 발전을 위해 여러분과 공들여 쌓아온 노력과 자존심을 구청장인 제가 무너뜨렸다는 자책감에 시달린 주말을 보냈다”며 “사려 깊지 못한 부족함으로 비판과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고통”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40여년 공직 생활 동안 바라본 공직 나침반은 항상 주민 삶의 질 향상이었고, 그 동력은 동료 공직자였다”며 “이 신념은 변함이 없고 한없이 참담하고 무거운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초심을 다시 살피겠다”며 “여러분들도 흔들림 없는 자세로 주민을 위해 해오신 일을 이어가 달라”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지난 6일 광주 북구 동강대에서 열린 전국노래자랑 녹화 무대에 올라 가수 윤수일 ‘아파트’를 불렀는데, 그의 뒤엔 가발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백댄서 8명이 있었다.

이들 정체는 북구청 소속 국·과장급 공무원으로, 공무 목적 출장 신청을 내곤 녹화에 참여했다.

이를 두고 평일에 열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공무 목적 출장 신청을 낸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구청장 뒤에서 춤을 추는 것을 공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무대에 오른 직원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진단 비판도 나왔다.

북구는 자세 감사에 착수, 이들의 행위를 공무로 볼 수 있는지 자발적 참여가 맞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전국노래자랑 무대는 주민들과 화합의 자리로 청장과 공무원들이 주민들 앞에서 노래와 춤을 선보이려다 파장이 일어 구청장도 직원들과 주민들에게 굉장히 미안해하고 마음 아파한다”고 설명했다.

북구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건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에도 KBS 전국노래자랑 녹화에 여성 공무원을 비롯해 여성 구의회 의원이 구청장 백댄서 역할을 해 비판이 쏟아졌다. 통상 전국노래자랑 녹화 때 이뤄진 단체장 노래는 일요일 본방송에는 방영되지 않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