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을 조사하는 채해병 특검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멋쟁해병’ 구성원을 이번주 연달아 소환한다. 특검은 오는 28일 수사기간 종료를 앞두고 구명로비 의혹 조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1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오는 17일 대통령 경호처 경호부장 출신 송호종씨를, 18일 이 전 대표와 사업가 최택용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은 모두 구명로비의 통로로 지목되는 단체대화방 ‘멋쟁해병’의 구성원이다. 특검은 또 오는 17일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이관형씨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지난달 10일과 12일 이 전 대표를 조사하며 “송씨가 구명을 부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은 오는 18일 조사에서 평소 김 여사와의 친분을 자랑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가 실제로 구명로비에 나섰는지 파악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파손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지난 8월 이 전 대표가 측근 차모씨와 함께 한강변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파손한 뒤 쓰레기통에 버린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은 지난 1일 이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하며 휴대전화를 버린 경위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7일과 18일 조사를 받는 송씨와 이씨, 최씨는 모두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체대화방 속 ‘삼부 체크’는 골프 3부”라는 취지로 입을 맞춰 허위로 증언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이들이 국회에서 해당 발언을 한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 전 대표 등이 참여한 단체대화방 ‘멋쟁해병’은 임 전 사단장 구명로비의 통로로 지목돼 왔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8월 단체대화방을 공익신고한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내가 VIP한테 얘기하겠다”고 말한 것이 알려져 구명로비 의혹의 중심이 되어 왔다. 또 이 전 대표가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할게’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는 삼부토건 주가주작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서현 기자 hy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