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비(非)서울의 아파트 청약 경쟁률 격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은 비서울보다 청약 경쟁률이 32.4배 높았다. 서울 쏠림 현상이 올해 들어 급격하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1~10월 서울 지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36.0대 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서울 지역은 평균 4.2대 1이었다. 서울-비서울 청약 경쟁률 격차 32.4배는 2010년 리얼투데이의 자체 집계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서울의 청약 평균 경쟁률은 부동산 폭등기였던 2021년 163.8대 1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2년 잠시 10.3대 1로 급락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2년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4차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 포인트 인상)을 포함해 금리 인상을 7번 했던 시기다. 코로나19로 급등한 물가를 잡으려는 차원에서였다. 한국은행도 2021년말 1.00%였던 기준금리를 2022년말 3.25%까지 올리면서 부동산시장에 한파가 불었다.
하지만 2023년부터 ‘56.9대 1→2024년 108.3대 1→2025년 136.0대 1’을 기록하며 3년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서울에 분양한 아파트 단지별 1순위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성동구 성수동1가 오티에르포레다. 688.1대 1을 기록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631.6대 1),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SK뷰롯데캐슬(430.대 1)도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비서울 지역의 청약 평균 경쟁률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23.8대 1→17.5대 1→8.1대 1→7.9대 1→7.8대 1→4.2대 1’을 기록하며 매년 하락 중이다. 경기·인천 지역 평균 청약 경쟁률도 2020년 28.4대 1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2022년 이후 줄곧 한 자릿수에 그쳤다.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조합원 취소분, 자격 상실 가구 등의 사유로 인한 청약을 빼면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없다.
서울의 청약경쟁이 높은 데는 신규 공급이 대부분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진다는 데 있다.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은 서울 핵심지역인 경우가 많다는 점,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는 수억~수십억원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로또 청약’으로 여겨진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서울은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자금 조달 측면에서 제약이 따르지만, 여전히 공급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추가 수요가 유입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