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만난 이 대통령 “기업 활동 장애 최소화 총력”

입력 2025-11-16 16:26 수정 2025-11-16 18:48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재계 총수들을 만나 “정부는 기업인들이 기업 활동을 하는 데 장애가 최소화되도록 총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을 언급하며 “기업인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어난 대미 투자로 국내 투자가 위축되지 않게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도출 관련 후속 논의를 위해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민간 합동회의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의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게 정부 주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관세협상 결과를 두고 “국제질서 변경에 따라 불가피하게 수동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나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었기에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남들이 예상하지 못한 성과라면 성과(이고), 방어를 아주 잘 해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이 이렇게 합이 잘 맞아서 공동 대응을 한 사례가 없었던 것 같다. 전적으로 기업인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게 없고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첨병은 기업”이라며 “이것도 하나의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관세가 올라갔다지만 전 세계가 똑같이 당하는 일이어서 객관적인 조건은 별로 변한 게 없다”며 “변화된 상황에 신속히 적응하고 기회를 만들면 우리에게도 좋은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학력고사 어려워졌다고 등수가 변하는 건 아니다”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대미 투자 금융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는데, 그 부분을 정부와 잘 협의해서 기회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며 “산업부에서도 그 점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규제 완화 등 정부 차원의 각종 지원책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세금 깎아달라는 이야기는 별로 안 좋아한다. 세금 깎아가며 사업해야 할 정도면 국제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보다 여러분이 제일 필요한 게 규제 같다. 완화, 철폐 등 가능한 것을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면 제가 신속하게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특히 “뭐든지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것”이라며 “연구개발(R&D) 또는 위험 영역에 투자해서 후순위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우리가 인수한다든지, 손실을 선순위로 감수하는 등의 새로운 방식도 얼마든지 도입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친기업, 반기업 이런 소리를 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혹시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도록 여러분이 잘 조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슷한 조건이라면 되도록 국내 투자에 지금보다 좀 더 마음 써 달라”며 “그중에서도 균형 발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지방의 산업 활성화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노동과 경영이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상호 보완적이고 상생적인 요소가 언제부터 너무 적대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첨단산업의 경우는 역량이 문제이지 인건비 액수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대기업의 경우 그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관용적이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