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튀는 프리테니스 매력에 너도나도 함박웃음

입력 2025-11-16 16:20
월드프리테니스 클럽 회원들이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인근 코트에서 정기 리그전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아이고, 이게 들어가야 하는데 또 선을 넘었네.”
“좀 쉬엄쉬엄하지, 그렇게 세게 친다고 좋은 게 아니야.”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인근에 마련된 코트. 총 18명이 활동하는 월드프리테니스 클럽 회원들이 모여 정기 리그전을 치르고 있었다. 10년째 운영 중인 이 클럽은 60~70대 시니어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에 만나 3시간씩 프리테니스를 즐긴다.

경기 순서를 짜 놓은 회원들은 두 개의 코트에서 파트너를 차례로 바꿔 가며 경기를 이어갔다. 강력한 서브가 들어갈 때면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종종 공을 놓치는 실수가 나와도 웃음꽃이 피어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월드프리테니스 클럽 회원들이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인근 코트에서 정기 리그전을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월드프리테니스 클럽 회원들이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인근 코트에서 정기 리그전을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임현서(64)씨는 첫 경기를 마치자 “언니, 우리가 이겼다”며 기뻐했다. 그는 입문 3년 차다. 올림픽공원에 산책을 나왔다가 우연히 회원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클럽에 가입했다.

임씨는 “테니스, 배드민턴, 수영, 골프를 다 해 봤다. 골프는 비용이 부담됐고, 테니스는 활동 반경이 넓어 나이가 들수록 힘들었다”며 “프리테니스는 비교적 움직임이 적으면서도 다이내믹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단체 운동이어서 유대감을 쌓고,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월드프리테니스 클럽 회원들이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인근 코트에서 정기 리그전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프리테니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항공모함에서 즐기던 운동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규칙은 테니스와 흡사한데, 23~24g 사이의 가볍고 말랑말랑한 고무공을 사용한다. 라켓은 탁구채와 닮았지만 37㎝ 정도로 크기가 큰 편이다. 테니스 코트 넓이의 10분의 1 공간에서 중간에 네트를 두고 경기한다. 복식 기준 가로 7m×세로 4m(단식은 3m) 코트를 쓴다.

테니스의 발리와 슬라이스, 배드민턴의 풋워크와 네트플레이, 탁구의 스핀 등 여러 종목 기술이 결합된 것도 특징이다. 서브는 허리 높이에서 공을 자연스럽게 떨어뜨린 뒤 튀어 오른 공을 라켓으로 쳐서 대각선 방향의 상대 진영으로 보낸다. 세트당 11점(또는 21점)으로 진행되며, 3세트 중 2세트를 먼저 따내면 승리한다.

월드프리테니스 클럽 회원들이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인근 코트에서 정기 리그전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최고참인 박규섭(77)씨는 프리테니스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박씨는 “운동에 큰 부담이 없다 보니 다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와 코트에 모인다. 부부가 함께 나오는 경우도 있다”며 “코트 위에선 나이가 없다. 회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운동하는 게 노년기 인생에 큰 즐거움을 준다”며 웃어 보였다.

프리테니스는 아직 국내 생활체육에서 대중적인 종목은 아니다. 클럽 회장 배창훈(73)씨는 “일본에는 프리테니스를 즐기는 시니어들이 많다고 한다. 공과 라켓만 있으면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니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테니스 전용 코트가 많지 않아 아쉬운데, 앞으로 운동 공간이 더 생긴다면 실버스포츠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