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전통시장에서 트럭을 몰고 돌진해 21명의 사상자를 낸 60대 운전자가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를 받는 A(67)씨는 1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A씨는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것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뇌혈관 질환인) 모야모야병이 너무 심하고 60년 평생 생선밖에 안 팔았다”고 답했다. 그는 “잠도 4시간 동안 그 외에는 자본 적이 없다. 많은 빚을 졌다 보니 이자는 갚아야 하겠고 그래서 열심히 하다 보니 몸에 병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A씨가 초기 경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내용이다. 당시 그는 “(모야모야병은) 운전과는 상관이 없고 운전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피해자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물음에는 “제가 기억이 들었다 놨다 한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직전 1~2m 후진했다가 갑자기 약 132m를 질주하며 시장 이용객과 상점 매대들을 잇달아 들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차량 내 ‘페달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시 A씨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계속 밟고 있는 모습이 명확히 담겼다.
이 사고로 시장을 찾았던 60~70대 여성 2명이 숨지고, 10대부터 70대까지 시민 19명이 다치는 등 총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A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