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올해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당장 새로운 중원 조합으로 나서야 하는 A매치 2연전에 한국 축구의 향방이 걸려 있다. 다음 달 북중미월드컵 조추점을 앞두고 포트2를 사수하기 위해선 승리가 절실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 다크호스’ 볼리비아와 친선 평가전을 갖는다. 오는 18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프리카 강호 가나를 상대한다. 올해 마지막 A매치다. 볼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6위, 가나는 73위로 한국(22위)보다 50계단 이상 아래다.
어느 때보다 결과가 중요한 2연전이다. 현재 한국은 월드컵 본선 조추첨 포트2 마지노선(23위)보다 단 한 계단 앞서있다. 이달 A매치 성적까지 반영된 랭킹으로 포트가 결정되는 만큼 최대한 많은 랭킹 포인트를 확보해야 한다. 랭킹이 낮은 상대에게 진다면 타격이 특히 크다. 홍 감독도 앞서 “두 경기에서 어떤 목표를 세워 이룬들 이루지 못한들 뭐가 중요하겠나.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결과”라고 강조한 바 있다.
볼리비아는 북중미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브라질을 1대 0으로 잡은 저력 있는 상대다. 가나도 지난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에 조별리그 패배를 안긴 바 있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에 4승 3패로 앞서 있다. 다만 두 팀 모두 100% 전력이 아니다. 볼리비아는 자국 클럽의 차출 거부로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 가나도 모하메드 쿠두스(토트넘)와 토마스 파티(비야레알), 조던 아예우(레스터) 등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홍명보호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소집도 전에 황인범(페예노르트)에 이어 그의 대체자인 백승호(버밍엄시티)까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월드컵을 7개월가량 앞두고 황인범의 파트너를 찾는 게 시급한 상황에서 닥친 악재다. 남은 자원으로 당장 중원을 완전히 새롭게 꾸려야 한다. 전력 구상에 변화가 불가피해진 만큼 대표팀은 지난 12일 이례적으로 비공개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전방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조규성(미트윌란)이 합류한 만큼 다양한 공격 옵션 실험이 가능해졌다. 최근 발끝 감각이 뜨거운 손흥민(LAFC)과 오현규(헹크)의 동시 출격이 이뤄질지도 관심을 끈다. 무릎 부상을 털고 돌아온 조규성이 출전 기회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팀 적응에 무게를 둔 발탁이라는 게 홍 감독의 설명이다. 조규성은 “몇 분이라도 뛰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