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 한미추모사업회 공식 출범

입력 2025-11-13 17:08

6·25전쟁 당시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운 16개국 유엔군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한국전 참전용사 한미추모사업회가 지난 11일 창립됐다. 한미추모사업회는 이날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를 초대 이사장으로 추대했다. 사업회는 서울 도심에 세계 최대 한국전쟁 참전용사 추모공원 조성과 약 4만명의 전사자 이름을 새긴 ‘유엔 한국전 참전영웅 추모의 벽’ 건립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한국전 참전용사 한미추모사업회는 창립총회에서 6·25전쟁에 참전한 16개 유엔 회원국 젊은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194만여 명(미군 179만여 명)의 참전용사 중 5만6442명(미군 3만6634명)이 전사하고 10만4076명이 부상했으며, 1만11명이 행방불명되는 희생을 치렀다. 사업회는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음을 강조했다.


잊지 않겠다는 영원한 약속


창립총회는 소프라노 강윤정 씨의 미국 국가 제창에 이어 참석자들의 애국가 제창으로 막을 올렸다. 이어 한국전쟁에서 산화한 영령들을 기리는 묵념이 진행됐으며,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의 축사,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영상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어 열린 창립총회에서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가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대표 발기인이기도 한 이 목사는 유엔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에 경의를 표하며 “이 사업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미국과 전 세계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용기와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에서 시작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수도 서울 중심부 ‘자유와 평화의 성지’ 조성


추모사헙회는 부산 유엔기념묘지와 한국전쟁기념관 등 추모 시설이 있으나, 지리적 접근성이 낮고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충분히 기릴 만한 규모와 상징성을 갖춘 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하며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이에 걸맞은 추모기념물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이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수도 워싱턴 DC.의 중심지, 그중에서도 방문객이 가장 많은 링컨기념관 앞에 조성해 최고의 예우를 표하고 있는 점을 예로 들며 추모사업회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 ‘세계 최대 규모의 유엔군 추모기념물’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약 4만8000명의 전사자 이름을 새긴 ‘유엔 한국전 참전영웅 추모의 벽’을 최우선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필요한 건립 기금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들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16개 참전국의 전투병 동상과 미군 6개 부대의 상징 동상 등 실물의 1.8배 크기로 구성된 ‘한국전쟁터의 유엔군’ 조형물도 함께 조성할 예정이다.

한미 우호협력 강화 및 국제 평화에도 기여


한국전 참전용사 한미추모사업회가 추진하는 사업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한미 양국과 6·25전쟁 참전국 간의 우호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 평화에 기여하는 역사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재단은 한국과 미국에 각각 설립될 예정이며 미국 재단은 설계·기술 및 대외 교류를 지원하고, 한국 재단은 부지 선정과 확보, 국내 모금 활동을 주관하게 된다. 또한 기부자들의 이름은 공원 내 화강암에 새겨 최고의 예우를 표할 계획이다.

추모사업회는 “이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의 감사와 보은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한미 양국과 참전국 국민들이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며 지속 가능한 협력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