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로 가면 여행비가 절반”…두 달 만에 예산 3배 경제효과 낸 ‘양구꿀여행페스타’

입력 2025-11-13 17:04

강원도 최북단 접경지역 양구군이 운영한 ‘양구꿀여행페스타’가 두 달 만에 투입 예산의 3배를 넘는 경제효과를 내며 지역 관광의 성공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사업은 양구 DMO(Destination Management/Marketing Organization, 지역관광추진조직)가 주도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이 양구에서 숙박·식사·관광 등에 사용한 금액의 절반(최대 10만원)을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감만세 제공.

행사는 지난 9월 시작 직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목표 모집 인원인 500명은 한 달 만에 조기 마감됐고, 추가 예산 투입으로 총 567명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 11월 6일 기준 267명이 정산을 완료했다. 정산자 상당수가 4~5명 단위로 방문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방문객 수는 1000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참여자의 84% 이상이 수도권 관광객이었다. 경기도 120명, 서울 90명, 인천 15명이 양구를 방문했고,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했다. 특히 10월 초 연휴 기간에는 숙박업소 예약이 몰리며 지역 상권의 체감 효과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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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자 267명이 양구에서 지출한 금액은 총 5705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군이 환급으로 지급한 2455만 원의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1인 평균 소비액은 21만 3677원으로, 농촌관광 평균 소비액보다 20% 이상 높았다. 전체 신청자 567명이 정산을 마칠 경우 총 1억 2000만 원 이상의 소비가 발생하고, 상품권 포함 1억 7000만 원을 넘는 경제효과가 예상된다.

양구군은 이번 사업에서 단순 관광객 유치보다 ‘관계인구 확장’을 핵심 목표로 삼았다. 참여 조건으로 양구사랑 사이버군민증 가입을 필수화했고, 협력 숙박업체 1박을 요구했다. 그 결과 두 달 만에 1198명이 새롭게 사이버군민증을 발급받으며 총 가입자는 4065명으로 늘었다. 양구군이 추진하는 체류형 관광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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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DMO의 운영 방식도 이번 성과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DMO는 이번 행사에서 영수증을 지참해 방문하면 즉시 실물 상품권을 지급하는 즉시 정산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사후정산 방식보다 만족도가 높았고, 여행 중 바로 지역 소비가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또한 사이버군민 협력업체는 시작 당시 10곳에서 두 달 만에 43곳으로 늘었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지역 전체의 협력 기반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구꿀여행페스타와 연계해 운영된 한반도섬 ‘한반도팜 플리마켓’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총 4회 운영된 플리마켓에는 16개 팀이 참여해 약 2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방문객은 4000 명에 달했다. 특히 이번 플리마켓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간판을 만들고 부스를 꾸미는 등 행사의 전 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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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군의 이번 사례는 전국에서 확산 중인 ‘반값여행’ 정책 가운데서도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예산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수도권 접근성을 활용하고, DMO 중심의 민·관 협력을 강화하며 실질적인 체류형 관광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양구군은 12월 14일까지 페스타를 운영한 뒤 관광객 만족도 조사 및 개선 작업을 거쳐 내년에도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역경제와 주민 참여가 결합된 관광 모델이 양구의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