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경기 용인시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건설기계 ‘항타기’ 전도 사고의 원인은 유압밸브 부품 손상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항타기는 지반에 말뚝을 박거나 스크류로 구멍을 뚫는 장치다.
국가철도공단은 민간전문가 조사단이 실시한 항타기 전도사고 조사 결과 및 재발 방지 대책을 13일 발표했다.
지난 6월 5일 오후 10시15분쯤 용인시 기흥구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10공구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작업 대기 중이던 항타기가 아파트 방향으로 전도돼 외벽 벽체 등 일부 시설을 파손한 사고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건설기계·토질기초·건축구조 등 3개 분야 민간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약 5개월간 현장조사 및 시험 10회, 관계자 청문 5회 등 30여차례에 걸쳐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사고 항타기 우측 지지대의 길이를 조절하는 유압밸브 내부 부품이 손상되면서 유압유가 샜고, 그 영향으로 압력이 저하돼 항타기가 지지 기능을 잃은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됐다.
항타기에 대한 일일 안전점검 누락 및 미흡한 안전 조치 역시 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인 간접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사고 전 항타기의 비산방지망을 교체하는 작업에서도 휴가 중인 조종사를 대신해 조수가 항타기 선회를 조작하는 등 건설기계관리법 위반 사항도 확인됐다.
조사단은 장비 부품 손상과 부실한 현장관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항타기 기계 자체 안전기준 강화, 작업기준 강화, 현장관리 및 감독 체계 강화 등을 재발방지 대책으로 제안했다.
박종일 조사단 위원장은 “조사 결과가 원인 규명에 그치지 않고 항타기의 안전기준 강화, 관리·감독 체계 개선으로 이어길 바란다”고 했다.
철도공단은 사고조사와 별도로 항타기·기중기 등 중장비를 활용하는 12개 사업 28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과 합동 점검을 실시했다. 10~12월은 하반기 특별안전점검을 시행 중이다.
이성해 철도공단 이사장은 “항타기 등 중장비 작업 전 과정을 철저히 점검·관리해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며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중장비 특별점검과 안전교육을 정례화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철도 건설현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