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무대에 여성 공무원이 백댄서…광주 북구 “자발적 참여”

입력 2025-11-13 15:28 수정 2025-11-13 16:29
문인 광주광역시 북구청장이 지난 1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국정설명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정책 건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녹화 현장에서 문인 북구청장의 무대에 여성 공무원들이 ‘백댄서’로 나선 사실이 알려지자, 공무원노조가 문 구청장의 공개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 북구는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라고 해명했다.

민주노총 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는 13일 논평을 내고 “성인지 감수성 ‘제로’인 광주 북구청장에 유감을 표한다”며 “문인 광주 북구청장은 즉시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문 구청장은 앞서 지난 6일 동강대 운동장에서 진행된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편 본선 녹화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이 과정에서 북구청 소속 여성 공무원 8명이 백댄서로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북구는 이들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해명했지만, 백댄서로 나선 공무원들이 모두 여성인 점과 이들이 당일 출장처리를 하고 무대에 오른 점 등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광주 북구청 여성 간부 공무원들이 구청장의 무대에 백댄서로 참가하고 이를 공익 목적의 출장으로 처리한 것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며 “공무 수행의 본질과 공직자의 품위, 성인지 감수성 그리고 조직문화의 건강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22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음에도 공무원 노동자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행위가 재발했다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북구청이 공무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시행하지 말 것을 지시해야 할 구청장이 중단시키지 않고 용인한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광주 북구는 같은날 입장문을 통해 “무대에 함께 선 간부 공무원들 역시 어느 누구의 지시나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한 직원들로 구성된 것”이라며 “성별이나 직급을 특정하거나 참여를 요구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여성 간부들만 참여하게 된 점에 대해 제기된 우려의 목소리는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이와 같은 부분을 더욱 세심히 살피겠다”면서 “또한, 해당 직원들에 대한 출장 처리는 개별 직원들의 판단하에 이뤄진 것이며, 사전 연습이나 출장비 지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주민들께 심려를 끼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