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해운대 바다길 연다… 부산 ‘해상관광택시’ 본격 시동

입력 2025-11-13 13:36 수정 2025-11-13 13:37
부산해상관광택시 조감도(가안). 부산시는 ‘부산해상관광택시’ 수영만 권역(광안리~수영강~해운대) 운항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요트탈래를 선정했다. 요트탈래 제공

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광안리와 해운대를 바다로 잇는 첫 ‘해상관광택시’ 사업이 시동을 걸었다. 이동 자체가 관광이 되는 해양 모빌리티 모델로 구성되면서 육상 교통 혼잡 완화와 지역 상권 활성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11일 ‘부산해상관광택시’ 수영만 권역(광안리~수영강~해운대) 운항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요트탈래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연내 협약을 체결하고 선박 건조와 승선장 조성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시험 운항, 하반기 본 운항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운항 노선은 광안리·수영강·해운대를 잇는 왕복 코스로, 해운대 마천루와 광안대교 야경, 수영강 도시 풍경 등 해상에서만 볼 수 있는 전망이 핵심 콘텐츠다. 도심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관광이 되는 이른바 ‘이동=관광’ 구조로, 12인승 친환경 선박 6척이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시는 승선장·매표소 등 기반 시설을 시가 조성하고, 민간 운항 사업자가 도선 면허를 취득해 지정 노선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수영만 권역에서 우선 도입한 뒤 원도심과 서부산 등으로의 단계적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는 일부 유람선이 운항하지만, 시민·관광객이 일상적으로 이용할 ‘해상 대중교통’은 없는 상태다. 시는 도심과 해안을 해상으로 연결하는 교통·관광 모델을 꾸준히 시도해 왔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았다. 2020년 추진한 해상택시·해상버스 도입은 사업자 선정이 무산됐고, 2022년 남항·송도·영도 일대에서 추진한 해상관광택시도 사업자의 포기로 좌초됐다. 이번 수영만 권역 사업은 사실상 세 번째 도전이다.

해상 모빌리티는 서울 등 일부 도시에서 시범 운행 사례가 있었지만, 안정적으로 정착된 경우는 많지 않아 여전히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서울의 경우 2007년 시작한 한강 수상택시는 낮은 이용률로 지난해 운영이 종료됐고, 지난 9월 정시성을 보완한 ‘한강버스’를 새롭게 도입했다. 부산 역시 내년 상반기 시험 운항을 앞두고 있어 실제 수요와 운영 안정성에 관심이 쏠린다.

시는 해상관광택시와 함께 ‘수륙양용버스’도 병행 추진 중이다. 최근 제작 과정에서 일부 선박 기준이 추가 적용되면서 시범 운행이 다소 늦춰졌지만, 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해양·육상 통합 관광모빌리티 기반을 확장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해상관광택시가 해운대·광안리 일대의 이동 수요 일부를 바다로 전환해 육상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시티투어버스와 연계한 통합형 관광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승선장 주변에 새로운 유동 인구가 형성되면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현재 시 관광마이스국장은 “해상관광택시는 부산의 해양관광 기반을 한 단계 끌어올릴 사업”이라며 “통합 관광모델 확장과 지역 상권 활성화까지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