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5호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인 에이치제이(HJ)중공업이 사과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8일 만에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였지만 사고 경위와 원인 등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은 13일 오전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 뒷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분들에 대해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험난한 여건 속에서도 구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구조대원, 중앙사고수습본부, 소방청, 경찰청, 울산시와 남구청, 자원봉사자 등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구조대원과 관계 기관에 대한 감사도 전했다.
이어 “유가족·피해자 지원과 현장 수습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시공 관계자와 협력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면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후 발전설비 폐지와 해체는 불가피한 과제"라며 "이번 사고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폐지 과정의 모든 절차를 재점검하고, 안전 최우선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법적 문제나 책임 소재에 관해서는 “진행 중인 수사 결과에 감당해야 할 부분은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 시공사인 HJ중공업 김완석 대표도 나와 희생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안게 된 유가족께 뼈를 깎는 심정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히면서 “진작 사과에 나서지 못한 건 구조가 최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동서발전과 HJ중공업은 지난 6일 이후 지금까지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지만,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이날 현장소장도 동석했지만 아무런 질문을 받지 않았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