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업체까지 로봇청소기 뛰어드는 中… 삼성·LG, 반격 ‘임박’

입력 2025-11-13 06:30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1~4위를 모두 차지하고 있으며, 외국산 가전이 쉽게 힘을 쓰지 못하는 한국에서도 압도적 점유율로 독주 체제를 굳힌 상황이다. 이런 기세를 타고 중국 최대 드론 제조 기업까지 로봇청소기 사업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신제품 카드’로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로봇청소기 부문에서 ‘공백’이 길었던 만큼, 강력한 기술력의 모델로 내년 시장 구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로보락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도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신화통신이 최근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의 자료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로보락은 최근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돌파했다. 이는 로보락이 지난해 기준으로 밝힌 40% 중반대 점유율에서 더 상승한 수치다. 지난 5월에는 세계 최초로 5축 로봇팔을 탑재한 ‘사로스 Z70’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제품군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기업이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세계 최대 드론 제조 기업 DJI도 참전을 선언했다. DJI는 그동안 축적해 온 드론 관련 기술을 로봇청소기 ‘로모’에 적용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사람의 두 눈을 닮은 ‘듀얼 어안 비전 센서’와 라이다(LiDAR) 기술로 장애물을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 8월 중국과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했지만, 한국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다수의 중국 기업이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에 안착했다는 점에서 향후 DJI 역시 국내 정식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존심 회복’이 필요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9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선보인 신제품으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섭씨 100도의 스팀 살균 기능과 강력한 흡입력을 갖춘 삼성전자의 ‘2025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경우 구체적인 출시 시점과 전략을 고심하는 단계다.

LG전자의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제품 경우 연내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본체와 거치대에 모두 스팀 기능을 적용해 위생 관리가 편리하고, 싱크대 걸레받이 부분에도 설치가 가능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삼성전자·LG전자 제품 모두 독자 보안 솔루션을 적용한 점도 중국 기업 제품과 비교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지점이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